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밀레의 만종처럼 저녁하늘에 노을이 지면
우리는 밥상이 차려진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에
희끄무레한 형광등이 반겨주는 교실로 도둑고양이처럼 모여들었다.
저 멀리 교회의 불빛이 사위를 밝히는 밤이면
음악 선생님은 안단테와 안단티노의 악보를 가르치셨는데
교복치마의 허리를 접어 올려 각선미를 자랑하든
이름의 중간자리가 복인 그녀는
명문대를 다니는 오빠가 가끔 친구들을 데리고 언니 두 명과 함께 사는 옥탑방으로 놀러 오면
그날은 잔칫날인 듯 고소한 향이 집안 곳곳에 퍼지며 치킨을 나누어 먹었다 하였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한 시간 배를 타고 가야 섬에 닿을 수 있다는 섬마을이 고향인 그녀와 나는
도플갱어처럼 삼 년을 함께 붙어 다녔는데
이학년이 끝나기 전에 벽이 네모난 사무실로 출근하는 나를 부러워하며 얼굴이 유채꽃처럼 노랗던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또 다른 그녀와 그녀들.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지난 세월이 수년여
지금쯤 그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