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말들

by 박 혜리


한 세상 살아가면서 제 할 말 다하고 산다면 속병이야 없겠지만

따끈한 아랫목에 데운 말들 찾느라 오랜 시간 서성거렸다


과녁을 빗나간 화살에 맞아

술 취한 듯 비틀거린 날


바위처럼 무거운 질량에

가슴에선 피가 철철 하였는데


용광로에 담금질된 이성은

나뭇잎처럼 순식간에 바스러졌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책 몇 권으로

날밤을 지새워야 하지만


나는 족하다

네 얼굴에 꽃피고 열매 맺은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