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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나 Jul 27. 2022

행복하려면, 행복해진다

by.쏘쏘한일상

보려고 노력하니 보이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내가 원하는 것들만 보이기 시작한다. 

안경을 잃어버려 20살에 끼던 개그소품같은 내 얼굴만한 안경을 끼고 다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안경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며칠 후 이른 아침
사람들이 드문드문한 길바닥에 떡하니 안경이 놓여있는 것이다.
이건 마치 내 것이라고 나를 가져가 소중히 사용해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 안경을 쓰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삶이다.

어떤 장애물도 장애물 같이 느껴지지 않고
장애물이라 생각한 것들이 내가 원하는 걸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마저 즐겁다. 

나를 존중해주고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회사를 가고싶다고 생각하니 그런 회사에 들어왔고

밥먹고 카페가는 일상을 올리기 시작했더니 협찬이 들어오고

내가 한 작업물을 올리기 시작했더니 여러 회사에서 면접제의가 들어오고

남자친구랑 여행가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남자친구가 생겨 재밌게 여행을 다니고 있고 (그새 헤어졌지만..)

주식을 사고팔고 경제뉴스를 꾸준히 보니 저렴한 주식이 보이고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야하겠다 생각하니 자꾸 성장하게 되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하니 오늘이 너무 행복하다.

행복한 것들, 아름다운 것들만 눈에 들어온다.


파란하늘에 뭉개구름, 

퇴근길 세상에 하나뿐인 오늘의 노을, 

단칸방에서도 잘 살아주는 내 식물들, 

햇빛에 비치는 초록 단풍잎, 

해질녘 건물에 반사되는 예쁜 색깔의 빛, 

퇴근 길 노상 포차에서 한잔 즐기는 사람들, 

주말 아침 내방에 새어들어오는 햇빛, 

깨끗하고 시원한 동해 바다, 

주말 오후 양재천 앞 통장카페에서 먹는 스콘과 아메리카노, 

맥북으로 키보드 치는 소리, 

노래방에서 해맑게 템버린을 흔들던 직장 동료,

나무를 눅진한 초록색으로 만들어주는 흐린 날, 

폼롤러 위에서 화려한 동작을하며 주말연속극을 보는 울 엄마,

엄마가 집에 갈 때 싸주는 절편이나 쑥개떡,

어느 여유로운 날 배경으로 들리는 청량한 노래, 

꾸준한 운동으로 만들어진 허리와 골반라인, 

어정쩡한 위치의 회사가는 길에 버스에서 내려 걷는 그 10분, 

프릳츠에서 먹는 뜨아와 앙버터,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많다.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냥 지나치기엔 짧은 인생이 아닌가.  

보고 느끼고 순간을 내 눈에 담아내고, 자꾸자꾸 꺼내서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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