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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나 Nov 15. 2022

자만추라는 과대 포장

by.쏘쏘한일상

제주여행,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바베큐 파티에서 다른사람이 만들어준 강제 자만추로 알게된 비형남자

  
그나마 있었던 사람들 중 눈에 띄기도 해 눈빛이 오고갔지만 별 내색이 없던 그는
내 바로 옆에 있어서 더 아쉽고 아쉬운만큼 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매력적인 남자가 무서운 이빨 빠진 늙은여우가 된지 조금 된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피하려고 데이터화가 조금은 된 것 같다.
그러면 더 보고싶고 더 간절해지는 걸 알면서..? 점점 찌질해지는 거다..   


어쩌다보니 서울에서 단둘이 만나 가볍에 술을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만큼 배려심이 깊은 아이.

힘든 타지에서의 사회생활에 넌더리가 나버려 개인주의가 된 성격과
비혼주의라는 본인의 성향이 깔려있어, 

맘에드는 이성에게 조차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그사람인걸 알았을 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본인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누군가를 만날 수 없어서 7년에서 8년동안 연애를 못했다는 사실에 

그 외로움을 억누르는 배려심과 사려깊음이 느껴졌다. 


비록 나는 편안해지고 싶은 내 작은 이기심에 계속 못된 장난을 치며 가볍고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나조차 내안의 지극히 진지한 꼰대의 내가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고 있다.  

우리의 비슷한 성향에 막 우리는 밀당아닌 밀당을 수도없이 주고 받고 있었다.  

맥주한잔 먹고 얼굴이 뻘개지는 우리 둘은 술기운을 빌어 오늘을 놓아버릴 수도 없고   

세상 가볍고 싶지만 가벼울 수 없는 우리안의 진지먹은 꼰대갬성 이런 것들이 

가까워질듯 가까워질 수 없게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뚝딱이 두명이 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뚝딱거리며 시간을 또 나름대로 잘 보냈다. 


만족할만한 데이트를 하기엔 서로 생각이 많고 걸리는게 너무 많은 우리 둘, 

제주에서 잠깐 만난 서로의 낯섬과 설레임을 자극적으로 풀 수 있었지만 

뭔가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듯 없는듯 이성인듯 친구인듯 애매모호한 우리 둘, 

내 허벅지에 손을 얹어놓고서 오늘 만난 맞선남의 이야기를 물어보는 그,

손을 잡으며 손가락으로 살살 그를 자극시키며 뜨거워지는 공기를 가르며 오늘 만난 맞선남과의 썰을 푸는 나, 우리의 몸과 머리는 이렇듯 각개전투를 했다.  

나의 선본 이야기를 듣더니 그가 한다는 말이
그럼 누나가 원하는 스타일의 연하인 남성을 엄마에게 소개해달라고 해라라고 시원하고 거침없는 솔루션을 준다. 솔로몬인줄..

본인에 대한 자신감의 상실일까 아니면 나에대한 부담감일까. 

나한테 관심이 있는 남자라면 내가 맞선 본 그 사실 자체만으로 부들부들 화가나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유연한 사고는 좋은걸까 나쁜걸까?
나갈때부터 물음표였지만, 만나고나서도 물음표밖에 없는 만남이였다.
자만추가 좋고 소중하지만 소중하게 그 만남을 이어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나에게 자만추는 이렇듯 잣대랄것도 없이 자애로와져 과대포장하게 되는 귀한만남이다.
이 귀한 만남을 건강하게 풀고 싶지만 시작이랄게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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