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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나 Nov 12. 2022

너의 결혼식..

by. 쏘쏘한일상

지인의 결혼식을 가면 항상 내가 결혼하는 것 같은 긴장감이 들었었다. 

그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에 빙의한 것 마냥 드는 두군거림과 설레임이 항상 있었다.

한번은 직장 동료의 결혼식을 갔는데, 그 직장동료가 어머님이 안계셔서 어머니의 자리엔
고모분이 자리를 채워주시고 있었다. 이미 그 전 히스토리를 알고 간 결혼식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동료가 아버지와 고모에게 인사를 하는데 괜히 슬프고 코끝이 찡해져
결혼하는 신부보다 더 울어버린적도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그의 친인척분들이 보셨으면 신랑이랑 과거를 나눴거나
무슨 지독한 사연이있는 여자로 비춰졌으리라..
 

지금 생각하면 주인공병 말기 환자였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모든일에 진심이였던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들을 축하해주러 갔고, 결혼이라는 것이 너무 멀고 신성하게 느껴지기만 했었다. 

직장상사라서 아니면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나랑 맞지 않는 심지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결혼식을 가면 온마음을 다해 축하해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되어 그냥 마냥 순수한 축하를 해줬던게 언젠지 싶다. 

결혼식장은 어디에 있고 뭘 먹는 곳이고 음식이 맛있는 곳인지 주차가 편한 곳인지 (심지어 차도 없는 주제에 ..? 왜죠??ㅋ) 꼰대 마인드를 장착하고 결혼식장을 판단해본다. 


그리고 누가 오는지 내가 이 사람의 결혼식을 꼭 가야하는지, 

이 사람은 내 결혼식에 올지? 온다면 축의금을 얼마나할까 라는 지경까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흠 좀 무섭지 않나..

그래서 요즘의 내 마인드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마음이 없이 의미없는 참석은 하지 말자다. 

그렇게 의미없게 참석해봤자 당사자도 별로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나에게 별 의미없는 사람들의 결혼식은 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결혼을 축하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들이 슬프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쁘지않다. 

내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단 몇명이라도 나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와서 결혼식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하고
가쉽거리로 산만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다.
순수한 열정으로 배울점이 많고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가는 인생이 되었으면..
그리고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그때의 나의 수준과 맞는 나의 짝을 만나
좀 더 안정감있는 마음으로 전쟁터같은 하루에도 꽃이 피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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