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솔랭 인친소] 윗층에서 생긴 일

사부작사부작 윗층에서 생긴 일

by 미솔랭가이드
미솔랭 게시물 (37).png 서촌에 있는 영감과 사색의 공간 - 윗층에서 생긴 일

[미솔랭 인친소 - 윗층에서 생긴 일]

사부작사부작 윗층에서 생긴 일


이번에도 또 구)차장님이다. 그때도 몰랐던 건 아닌데 내가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들과 일했다는 걸 미솔랭 인친소를 하면서 새삼 깨닫는다. 계단다단 님이 제작팀이었다면 이 분은 기획팀 선배다. 내가 회사에 들어가면 이 분이 나오고, 내가 나오면 이 분이 재입사하는 바람에 생각보다 함께 일한 기간이 길지는 않았다.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이상하게 일로 인연은 잘 닿지 않았다.


같이 일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사람이 좀 심플해서다. AE들은 가끔은 내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에 야부리(…)를 털어 장표를 길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차장님 제안서는 그런 거 없이 필요한 내용만 이해하기 쉽게 쓰여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선임나부랭이였던 나는 예전 프로젝트 폴더를 뒤적거리다 그가 퇴사 전 남긴 유물(아주 잘 쓴 제안서)을 발견하게 되고 문서를 쓸 때 항상 그 파일을 열어두곤 했다.


내가 보는 차장님은 내 주변에서 제일 자기 ‘톤’에 맞게 사는 사람이다. 색깔, 결, 쪼 이런 거 아니고 톤이다. 뭐가 되게 선명하고 눈에 띄는 건 아닌데 정말 자기 톤에 맞게, 자기 온도대로 사는 것처럼 보인다(속사정 모름주의). 지금은 오늘 소개하는 ‘윗층에서 생긴 일’을 운영하고 있다. 차장님도 차장님이지만, 와이프분의 미감도 보통이 아니라서 이 분들이 사는 집은 매거진에도 종종 나온다. 요즘은 가구도 만드신다는.


우리는 주로 그 윗층에서 예전 직장동료들과 함께 술을 먹었지만, 요즘 윗층에서는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그 공간에 어울리는 이벤트가 사부작사부작 열리고 있다. 니팅 워크샵도 열리고, 드로잉 클래스도 열리고, 우쿨렐레 연주회도 열린다. 나도 대단한 이벤트까지는 아니어도 소중한 사람들 몇몇을 불러다 꼭 이 공간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스튜디오처럼 마음대로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재미난 프로그램들이 종종 열리니 자세한 정보는 @upstairs_happening 에서 참고하시길! 공간의 조명, 온도, 습도…그 모든 것이 중요한 작은 이벤트를 개최하고 싶다면 DM으로 협업 문의를 해주시면 된다. 미솔랭가이드 오프라인 행사를 한다면(비자발적 소수정예…) 여기서 하고 싶어 내가 먼저 노리는 중이다.


또 느끼는 거지만, 사람은 결국 자기 같은 걸 한다. 그리고 공간은 결국 어떤 사람이 채우느냐에 따라 그 공기가 달라진다. 윗층에서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담백하게 만나고, 나누고, 헤어진다. 나도 나 같은 걸 하고, 그도 그다운 걸 한다. 한 뭉텅이로 섞여 일을 할 때는 몰랐지만, 점점 세월이 흘러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재미있다.


@upstairs_happening

윗층에서 열어주는 사색과 영감의 공간

미솔랭의 구)직장선배이자 자기 톤에 맞게 사는 사람


미솔랭가이드 260210 : [미솔랭 인친소] 사부작사부작 윗층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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