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브런치 작가다
2024년 11월 14일 수능 당일 아침, 도시가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날 수 있어 너무 좋다. 매일 습관처럼 들어가 보는 메일함. 두 번의 거절을 받은 브런치 작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은 떨림 그 자체였다. "드르륵-" 휴대폰 진동 알림이 울렸다. '작가님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10년 전 딸아이가 서울예대 합격 소식을 접했을 때처럼,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영문도 모른 채 어깨동무하며 기뻐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도 그때처럼 곁에 계셨다면 가장 기뻐하실 텐데..
3일 전부터 필사 중인 김종원 작가님의 "나의 현재만이 나의 유일한 진실이다" 2번째 필사한 내용의 주제가 떠오른다 "나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법" 내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축하해 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함께 필사 중인 동지에게 가장 먼저 카톡으로 소식을 전했다.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하면서 전화가 왔다.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모습에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기꺼이, 첫 구독자가 되어 주었다.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드디어 해내다니!"
"인생의 가장 달콤한 순간은, 포기하지 않은 자신에게 건네는 축하 인사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한 모금 남은 커피를 들이켰다. 7전 8기 끝에 얻은 브런치 작가, 쓴 잔을 2번이나 마셨기에 기쁨은 몇 배가 된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자축파티를 했다. 신나는 음악애 온몸을 맡긴 채 막춤을 추면서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내 평생 잊지 못할 2024년 11월 14일, 이 느낌 잊지 않기 위해 농밀하게 꾹꾹 눌러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