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질문하는 사람

삶을 탐구하고, 감정을 해석하며, 나를 살아가는 방식

by misroom

8-1. 삶도 연구하듯 살아간다

이벤트가 끝난 밤이었다.

고요하게 정리된 행사장, 차곡차곡 닫혀가는 문들,

그날도 나는 내 일을 다 했다.


집에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맥주를 한 손에 들고,

천천히 생각을 정리한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몰입했을까?’

‘이 피로한 하루를 다 마친 지금, 이 감정은 뭐지?’


그 순간마다 나는

감정보다는 질문에 더 오래 머무른다.

마음이 흔들릴수록, 나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늘

나를 한 발 더 앞으로 밀어준다.




8-2. 질문이 나를 살게 했다

연구를 내려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삶에 휘말려 연구실 바깥으로 밀려났을 때,

나는 매일 조용히 나에게 물었다.


“지금 이 감정은 어디서 온 걸까?”

“이 상황의 본질은 뭘까?”

“나는 이 일 안에서 어떤 가치를 느끼고 있는 걸까?”


질문은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질문은 나를 버티게 했고,

나를 움직이게 했고,

무엇보다 나를 살게 했다.


상담을 시작한 것도,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모두 그 질문들 속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질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이 탐색 가능한 공간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8-3. 질문으로 다시 나를 설계하는 법

나는 문제를 정리하고,

실험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삶이 흔들릴 때마다,

연구자의 방식으로

나를 다시 설계해왔다.


질문은 감정을 정리하는 단서였고,

선택의 방향을 찾게 해주는 나침반이었다.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방식일까?’

‘나는 왜 이 일에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지금 나의 컨디션은 어떤가?’


그 질문을 반복하면서

나는 삶 속에서

나만의 리듬과 균형을 찾았다.


그리고 질문이 생기면,

나는 책을 펼친다.

완독이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오픈북 테스트처럼.


그건 어쩌면

되게 만들기 위해,

살아보겠다는 방식의 독서다.


책을 보기 시작했다는 건,

이미 꿈꾸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질문은 절망의 문턱에서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8-4. 나는 질문하는 사람이다

나는 연구자라는 이름보다

질문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더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직함보다,

어떤 업적보다

더 내 삶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질문이 멈추면, 나도 멈춘다.

그래서 오늘도 나에게 묻는다.


“왜 이렇게 느껴지지?”

“이 선택은 정말 나다운가?”

“지금의 나는, 괜찮은가?”


그리고 그 질문 덕분에,

나는 오늘도 한 걸음 더

나답게, 앞으로 나아간다.

목요일 연재
이전 07화#07. 되게 만드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