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서른아홉 싱글.
이번 주말에는 뭐 하지? 퇴근 후에는? 어제는 친구를 만났고 주말에는 겨우 모임을 잡았는데 왜 늘 어딘가 텅 빈 기분일까. 평일에는 운동으로 자기 관리, 주말에는 각종 동호회로 자기 계발, 자기란 자기는 죄다 가진 것 같은데 정작 내 자기는 어디 갔나.
나는 왜 지금까지 혼자일까? 누가 싱글이 화려하다 했는가. 나의 싱글 라이프는 대체로 헛헛하고 심심하다. 친구들은 신혼에 육아에 한창인데 나는 외로움이 풍년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왜 아직 혼자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까다로워서 그런 건지, 눈만 높아서 그런 건지, 둘 다인 건지. 연애도 소개팅도 수험 공부하듯 열심히 했는데 눈떠보니 덩그러니 혼자만 남았다. 진지하게 만났던 사람이 있었고 결혼 문턱까지 갔다 온 적도 있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요즘은 딱히 특별한 일도 없다. 퇴근하면 친구들은 저마다 가정으로 돌아가고 싱글끼리 모여 봤자 밤새도록 술이나 푸며 신세한탄을 이어갈 뿐 보람도 의미도 없다. 소개팅? 이 사람아, 그건 끊긴 지 오래일세.
근데 나처럼 꾸물대는 사람은 조금 더 있다 해도 괜찮지 않을까? 먼저 간 친구들이 너도 나도 이야기하지 않는가. “결혼? 하면 좋은데 좀 늦게 해도 돼”
그래서 말인데, 아직 늦지 않았다. 나를 누가 데려가냐고?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어딘가에 있겠지. 나이? 들으라지 뭐. 그래서 오늘도 먹먹한 하루를 덤덤한 듯 채우며 스스로에게 말해 본다. ‘정신 똑바로 차려! 아직 후반전은 시작도 안 했다고!’
전국의 모든 늦깎이 싱글들이여, 결혼 주위를 기웃대는 외로운 영혼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말지어다. 결혼 그까이 거, 하기만 하면 된다. 이번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