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자연 Nov 04. 2017

크루즈 여행, 언제 갈까?

매일이 축제인 그 곳. 알면 더 즐겁다





크루즈 여행이
당신의 버킷리스트라면




이번 휴가에는 크루즈 여행을 한 번 해봐야지 하고 야심 차게 마음먹은 당신. 검색창에 '크루즈 여행'을 입력했지만 쏟아지는 검색 결과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각종 여행사들이 제시하는 특가 상품들, 처음 들어보는 영어로 된 이름의 크루즈 회사들, 대체 뭘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렵게 휴가를 내어 모처럼 가는 여행인데 완벽하고 싶지만 아는 건 하나도 없고, 주변에 다녀왔다는 사람도 없고. 괜히 낯설고 부담스러운 느낌에 슬그머니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다.


그렇지만 크루즈, 그렇게 어렵지 않다. 크루즈를 노년층이 많이 즐기는 주된 이유는 은퇴도 했고 여유로워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쉬운 여행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할머니 할아버지도 클릭 몇 번으로 예약해서 다녀올 수 있는 것이 크루즈 여행이라는 사실!


여행의 방식이 다양하듯이 크루즈의 종류도 다양하다. 3박 4일 짧은 크루즈부터 시작해서 2주, 한 달, 더 나아가 세계 일주까지. 또 흔히 크루즈 여행은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물론 전 객실이 스위트인 올인클루시브 크루즈라면 돈이 좀 (많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중적인 크루즈 여행의 경우 웬만한 호텔에서 지내면서 삼시세끼 해결해야 하는 여행보다 저렴하면서 고급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리하자면 각자의 휴가 기간과 예산에 맞춰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을 동반하는 가족 휴가인지 조용하게 쉬러 가는 여행인지에 따라 여행 시기와 크루즈 라인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




시드니에 정박한 Voyager of the Seas 전경





언제 가는 게 좋을까?




벚꽃을 보러 도쿄에 가려면 개화시기에 맞춰야 하듯이, 독일 맥주 축제 기간이 정해져 있듯이 크루즈 여행에도 적당한 시기가 있을까? 먼저 가고자 하는 기항지의 시즌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크루즈는 매일이 축제이다. 언제 가도 좋다.


그렇지만 크루즈도 피크 시즌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방학 기간과 크리스마스, 뉴이어 같은 연휴에는 가격도 비싸고 빈 룸이 아예 없을 정도이다. 또 가족단위의 승객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활기차고 젊은 분위기의 크루즈를 원한다면 이때쯤 가면 완벽하다. 그러나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애들은 집에서 보는 것도 충분하니 그저 평화롭게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쉬다 오고 싶은데요'라고 한다면 그 외의 시즌 (1월 초중순, 부활절에서 아이들 방학 전까지, 미국 추수감사절인 11월 말에서 크리스마스 전)에 가는 것을 권한다.


두 시즌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피크 시즌에는 3천 명의 승객 중 천 명 이상이 어린이, 청소년 들이다. 룸은 거의 만실이고 풀장은 늘 북적거려 조금 정신없을 수는 있겠지만 휴가 분위기는 물씬 난다.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 펍에도 밤늦게까지 공연과 파티가 이어진다. 애들은 질색이라고 이 기간을 일부러 피해서 오는 멤버들도 많긴 하지만 솔직히 붐벼서 그렇지 나쁘진 않다. 외국 부모들이 자유분방해 보여도 테이블 매너나 공공예절에 있어서는 엄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예의 바르고, 알아서 잘 행동한다.


반면에 아이들이 모두 개학을 하고 나면 크루즈 가격은 떨어지고, 은퇴하신 우아한 노인분들로 가득 찬다. 물론 미혼이나 신혼의 젊은 커플들도 보이지만 대세는 실버이다. 저녁 10시가 넘어가면 대부분이 잠자리에 들어 조용해지기 때문에 나이트클럽이나 파티에 가도 사람이 없다. 낮에는 데크에 풀체어를 갖다 놓고 바다를 감상하며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게 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크루즈에서 5년 동안 근무한 나는 활기찬 젊은 크루즈도, 평온하기 그지없는 실버 크루즈도 모두 좋아한다. 언제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일 것이다. 자상한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좋고, 말이 잘 통하는 젊은 커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즐겁다.



포르투갈 아조레스 제도








사실 누가 크루즈 여행은 언제 가는 게 가장 좋냐고 물으면 전 '지금'이라고 대답해요. 버킷 리스트에 크루즈 여행을 써놓고 '죽기 전에 가야지'하는 분들을 부추기기 위해 새로운 매거진을 열었어요. 그동안 크루즈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주로 써왔는데 책 한 권으로 출간을 하고 나니 그만 소재가 바닥나 버렸지 뭐예요? 그래서 새로운 매거진에는 크루즈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 팁을 소개하려고 해요. 크루즈 여행에 대해 궁금하신 점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연재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