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쓰하노이 Jun 03. 2023

너는 나의 펫 feat 베트남

베트남에서 반려동물 키우기




으아아아아악


Why? Mouse?
(왜 그래? 쥐야?)


머.. 머..




놀라지 마시길 바란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누르시길..













멍키!!!!
(원숭이예요!!!)




그렇다. 사무실에 황당하게 원숭이가 난입한 것이다.

몇 주전 새끼쥐가 난입하여 사무실이 초토화된 적이 있어서

사무실이 웅성거리길래 쥐인가 했는데,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베트남 생활 너무 다이내믹하다]



원숭이는 사무실 문 밖에 서성이다

문이 열리자마자 난입해

그야말로 "사무실을 뒤집어 놓으셨다". 


쟤는 도대체 어디서 온 건가..

건물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집에서 키우는 원숭이가 목줄을 풀고 도망을 쳤단다.



아니 원숭이를 가정집에서 키워도 되는 것인가?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례 아닌가?


집주인이 다급하게 내려와 

마대걸레로 때리며(!) 원숭이를 데리고 갔지만

그날 이후에도 원숭이는 종종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 번은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 있어서 

문이 열리자마자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린 적도 있었다.



 

[닫아놓아도 비상계단을 밀고 계속해서 들어오는 원숭이, 주인이 다시 목줄을 채워놓았다(오른쪽)]




[애잔해 보이기까지 하는 원숭이]




2~3일 정도 원숭이와의 숨바꼭질을 한 뒤

다행히 건물은 조용해졌다.


이 소동을 겪으며 문득

가정집에서 원숭이를 키우는 것은 불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원숭이는 ① 멸종 가능성이 있고 ② 공격성이 높아

한국에서는 환경청의 허가를 받아야 키울 수 있고

베트남 또한 산림보호국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집주인분께서 당연히 

허가를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



도심 속 원숭이는 비록(?) 처음이지만,

베트남에 지내다 보면 여러 동물들, 

특히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통 목줄 없이 다니는 강아지가 많은데

사람과 맞닥뜨리면

무슨 두려운 일을 많이 겪었는지 짖지도 않고

깜짝 놀라서 도망가기 일쑤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처럼 

강아지 등 펫(Pet, 반려/애완동물)을 많이 키우는데

한국에서는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이라고 해서

펫을 가족의 일부로,

사람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다면 

베트남은 아직 애완동물, 즉 소유물로서 펫을 키우는 경향이 

여전히 커 보인다.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2인가구와 1인가구의 수도 점차 증가하면서

반려동물로서 펫을 키우는 사람들 및   

펫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는 하나

지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베트남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거리에 오토바이가 많이 다니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적당한 산책로를 찾기가 힘들고

또 찾았다고 해도 거리에 쥐약이나 화학약품이 묻은

음식물들이 더러 있어

자칫했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시골 등을 중심으로

동물을 소유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가축이나 반려동물을 때리고 고문하는 동물학대가

베트남 내에서도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런 학대행위에 벌금을 부과하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었으나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더딘 것 같아 보인다.


 

혹시라도 베트남에 반려동물을 데려오거나

새로 키우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사전에 집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체크해 보신 뒤

결정하시길 당부드린다.






What a pity!
(불쌍해라!)





퇴근 무렵

주차장 구석에서 몇몇 직원들이 웅성이고 있었다.

다가가니 40~50cm 남짓한 케이지에 

원숭이가 갇혀 있었다.

나무를 올라타야 하는 친구가

저리 좁은데 갇혀있으니 왜 여러 번 탈출을 시도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주차장 한 편 좁디좁은 케이지에 갇힌 원숭이]





세상의 동물들이 인간만큼은 아니어도

본성대로 제 삶을 잘 살아갈 수 있길

적어도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어지길 

케이지 안 원숭이를 보며

힘없는 외국인 노동자는 그저 마음으로만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바라기씨 발라먹는 행복 in 베트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