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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Aug 08. 2023

베트남에선 블핑 콘서트를 할인가에?

베트남 블랙핑크 콘서트 진풍경




VIP석이 꽤 많이 남아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이 소식을 알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지난 7월 말, 하노이 시내는 그 어느 때보다 후끈거렸다.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K-POP 그룹,

'블랙핑크'의 콘서트가 베트남 최초로 하노이에서 열린 것이다.


공연 전날까지 공연 진행 여부에 대한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약 7만 명이 방문하며

베트남 팬들에게 큰 추억을 남기고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해외에서 한국그룹의 콘서트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예매부터 콘서트 당일까지

나 또한 덩달아 해당 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7/29~30 양일간 베트남 최초로 진행된 블랙핑크 콘서트 '본핑크' 포스터]




그러던 중, 이곳 하노이에서 때아닌 진풍경을 보게 되는데

바로 '리셀러들의 굴욕'이다.


말이 좋아 '리셀러'지, 팩폭 하면 '암표상'들이다.

한국에서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대량 구매해 매진시킨 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에게 정가보다 비싸게 팔아

부당차익을 남기는 암표상들이 여전히 많다.


가수의 인기에 비례해 티켓 공급 대비 팬들의 수요가 많을 경우

리셀 가격은 많게는 10배 이상 치솟기도 한다.


사실 블랙핑크의 콘서트 소식이 떴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리셀러들이 베트남에선 얼마에 되팔까'였다.

베트남 내에서 블랙핑크의 인기를 감안할 때

일반석 120만 동(한화 약 7만 원)부터

VIP석이 980만 동(한화 약 54만 원)까지

얼마에 리셀이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공연 며칠 전부터 당일까지

대량 구매한 표를 어쩌지 못해 결국 할인가에 내놓는

리셀러들의 웃픈 상황을 보게 되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까?




첫째, 찐 팬들은 이미 콘서트를 다녀왔다. 그것도 해외까지.

베트남의 찐 블랙핑크 팬들은 이미 앞서 진행된

월드투어의 5월 싱가포르 또는 3월 말레이시아 콘서트를 다녀왔다고 한다.

7월 말 진행되는 하노이 콘서트가

사전 예고 없이 6월 말에 갑자기 추가로 결정이 되었기 때문에

수요가 그만큼 폭발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예매 당일 '5분 컷'이나 '10분 컷' 하는 매진광경은 없었다.

(몇 좌석은 매진이 되었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하노이 블랙핑크 콘서트 예매화면, 몇 좌석이 매진이 되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했고 나머지 좌석은 예매에 여유가 있었다.]




둘째, 암표 시장에서 형성된 리셀 가격이 생각보다 낮았다.

티켓이 환불불가였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인 페이스북에는

표를 양도하고 싶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일반석의 경우

정가 120만 동(한화 약 7만 원) 좌석은 대개 140만 동(한화 약 8만 원)

정가 380만 동(한화 약 21만 원) 좌석은 대개 400만 동(한화 약 22만 원)

거래가 되고 있었다.


한화 1만 원이라는 차익은 적은 것 같지만

베트남의 물가와 GDP를 고려했을 때,

어찌 보면 지극히 합리적인 숫자였다.


이런 상황에 리셀러들도 처음에는 가격을 높이 부르다

종국에는 손해를 감수하며 할인가로 팔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웃픈 상황을 지켜보며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찐 팬들 두 번 울리는 리셀러들이

베트남에서의 호된 경험 이후 정신 차리고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리셀러 없는 콘서트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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