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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하노이 Aug 15. 2023

내 명함의 가치



편의점 알바를 해서라도
최저시급으로 먹고살 수는 있어




(우선 혹시 위의 말이 불편하셨다면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므로 아르바이트생분들의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일찍 회사를 그만둔 입사동기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회사생활에 너무 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내게

그녀는 이렇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타의든 자의든 회사를 나가야 될 시점이 되면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걱정하는 내게

최저시급으로도 입에 풀칠하고는 살 수 있다는 말은

처음에는 와닿지 않았으나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맞는 말이다.



사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계수단'에 대한 걱정보다는,

나를 상징하는 '그럴듯한 명함'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회사명함이 곧 나 자체라는 생각을 해 왔던 것 같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보통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명함'으로 가장 먼저 표현하곤 한다.


나 또한 회사를 나가면

나의 존재가치를 어디에서 찾고

어떻게 나를 설명하며 일상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가끔씩 엄습해 온다.


문득 나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와

브런치 작가라는 '부캐'

생계에는 아직 전혀(?!) 도움을 주진 못하지만

뜻밖의 '두 번째 명함'을 만들어주어서 기쁘다.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더 굳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직장인, 브런치 작가,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 나를 소개하는 명함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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