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어는 너무 어려워
그 부분은 제가 리체크했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과장님
네 그럼.. S가 N이 될 때!
...
진행 중인 프로젝트 건으로
한국 본사와 메신저로 소통을 하던 중의 일이었다.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많은 해당 부서 과장님을 안심시키고자
현재의 진행상황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을 드렸다.
조금 안심이 된 듯한 과장님은 내게 마지막으로
"그럼 S가 N이 될 때!"라는
한 마디를 남기셨는데
이 말이 나를 진심 멘붕에 빠뜨린 것이다.
(멘붕도 AZ[아재]어다)
뭐라 답을 해야 하는데
순간 무슨 말인지 전혀 해석이 되지 않고
감조차 잡히지 않는 내 안의 정적이 찾아왔다.
베트남어보다 어려운 말이었다.
이렇게 해석이 안 되는 한국어를 들은 것은 처음이다.
짧은 시간 N극과 S극 주변에 정신없이 흩뿌려진 철가루마냥
내 머릿속은 혼미해져 갔다.
독자님들은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나시는가?
머릿속에서 빨강 파랑의
서로 상반되는 성질의 자석을 먼저 떠올렸던 나는,
'이건 절대 연관성이 없다!'라는 결론에
이내 바로 인터넷 서칭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밈인가?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쉽게 모방가능한 짧은 컨텐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내 나는
소화제를 먹은 듯한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S는 MBTI의 감각형(Sensing)을,
N은 직관형 유형(iNtuition)을 의미하는 것으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현재의 사실보다는 나의 설명대로 미래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육감에 의존해 보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어렵다. 너무 어려워
찾아보니 최근 인기아이돌 중 한 그룹이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라는 곡도 발매를 했고
단숨에 1위 후보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MBTI와 아이돌의 신곡 두 가지 이중적 의미에서
이 문장을 사용하신 것 같았다.
(실제 투어스 그룹 또한 신곡 제목의 의미를
자석의 N극과 S극, MBTI의 N/S형의 이중적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나도 MZ인데 왜 MZ어를 모르겠냐
요즘 '별다줄(별 걸 다 줄여 말한다)'이라고 들 하지만
막상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보니
SNL에서만 나오는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신조어'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아재 느낌이 나지만
이제 MZ어 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N이 S가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