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간 지 2년째 되던 날,
평소와 다르게 몸이 좋지 않아 찾아간 병원에서는
조직검사를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른이 되지 않은 20대의 나는,
조직검사의 의미를 인터넷에 찾아보고는
집으로 오는 지하철 안에서 터져 나오는 감정을 참을 수가 없어
가까운 역에서 내려
한참을 승강장에서 소리 내 울었다.
너무나 두려웠다.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이고
지극히 겁쟁이인 나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멈출 수 없었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악의 상황을 이미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말 초조한 마음으로 검사결과를 들은 날,
나는 그렇게 두 번째 인생을 얻었다.
앞으로 내 몸을 혹사시키며 일하지 않을 거야
스트레스받지 않을 거야
그로부터 약 10여 년 뒤,
정기검진을 통해 나는 또 한 번 구원을 갈망하는 상황이 되었다.
신체의 다른 기관에서
다시 한번 조직검사를 요하는 소견이 나온 것이다.
나는 두 번째 삶 이후
보내온 지난 10년을 반성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즐겁게, 그리고 욕심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겠다던 나는
다시 이전의 나로 돌아가 있었고
살아있는 삶 자체에 감사함과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 나의 처지에 대한 불만감으로
하루하루를 예민함 속에서 살아왔었다.
다시금 나를 구원해 달라
간곡히 기도드렸다.
그리고 최근
나는 다시 세 번째 삶을 얻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나는 창피하게도
또 한 번 의사 선생님 앞에서
대기실부터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내가 범사의 소중함을 잊을 때마다
하늘이 내게 알림을 주는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온전히 하루의 아침을 시작할 수 있고
무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나의 세 번째 삶은
정말 소중한 삶 자체에 대한 감사함으로 살 것이다.
정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