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로서 앞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브런치작가가 된 지 10일 차,
내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렸다.
대한민국 5천만 명 인구 중
5만 명이나 넘는 사람이 브런치작가라고 하지만
그건 기자나 작가지망생같이 글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들의 얘기인 줄 알았다.
브런치작가가 되어 자신이 쓴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렸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모두 나에게는 그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 하는
'버킷리스트' 같은 그런 희망사항이었다.
그런데 그런 꿈만 같은 일들이, 너무 빠른 시간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내게 훅- 하고 찾아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던 일상에
조회수가 천 단위로 올라갈 때마다 뜨는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막상 현실이 되니
기쁨은 아주 잠시였고
문득 더 큰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메인에 걸리는 게 자주 오는 기회도 아닐 텐데
내가 좀 더 많은 글을 써 놨더라면,
우연찮게 들어오신 분들이 좀 더 많은 글을 보시고
날 구독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고
보통 10만 단위로 조회수가 폭발한다고 하는 메인 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조회 수에 뭐가 부족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처럼 주위 환경과 사람들 시선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은
너무 빨리 찾아온 행운에
최초에 먹었던 브런치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그 본질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지금은 일기 수준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데에 그 동기를 얻지만
메인에 올라간 뒤부터 조회 수에 집착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나는 이내
브런치작가 되기 - 포털 메인에 올라가기, 이후의
브런치작가로서의 또 다른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목표지향적인 사람은
뭔가 달성할 목표를 만들어 두어야
계속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정리해 본 이곳에서 앞으로의 버킷리스트,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와 실행계획은 다음과 같다.
[버킷리스트 1] 나만의 아카이브 구축을 통한 나의 적성과 진로 찾기
언젠가 심리학 김경일 교수님의 어느 유튜브 강의를 본 적이 있다.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요즘 대학생들이 많이 갖고 있는 고민 중 하나가
"누가 내 진로를 정해 줬으면 좋겠다,
그럼 누구보다 시키는 대로 잘할 자신이 있는데
스스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라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서 뜨끔했던 것이,
사실 대학을 졸업한 지 1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나도 여전히 이 고민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도 이와 연관이 되는데
내 인생의 방향을 찾기 전까지
번복할 수 없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다.)
'기록의 힘'이라는 것이, '말의 힘' 만큼이나 위대한 것이
글을 써 내려가면서 좀 더 자신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그 생각의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장되어 나감을 느낀다.
나는 이러한 기록하기 행위, 즉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
정신없이 혼재되어 있는 내 인생의 조각조각들에 알맞은 번호와 저장소를 부여하고
그것들을 연결시켜 나의 본질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여태 나를 괴롭혔던(?) 근원적인 질문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해야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그 답에 좀 더 다가가고 싶다.
어쩌면 포털사이트에 올라간 것만큼이나
더 빠른 시간 내에 내가 그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버킷리스트 2] 독자들이 원하는 출간작가 되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강연가 되기
요즘 나는 나의 '부캐'가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샤워를 하면서 좋은 글감이 떠올라 황급히 뛰쳐나간 적도 있고
밥을 먹다가도 쓱-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책상 앞으로 간 적도 있다.
가끔씩은 생각이 빨리 날아갈까
먼저 혼잣말을 통해 귀로 한 번 더 되뇌기도 한다.
생각함과 동시에 스마트폰에 기록이 되는 기술이 발명되면 좋겠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이렇게 내가 무언가에 즐거운 마음으로 미친 듯이 몰입했던 적이 얼마만인가.
정말 진심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가 미쳐서
행복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앞으로도 하고 싶다.
- 물론 이 몰입감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말이다. -
나는 지금으로서는 너무나 내게 큰 행복감을 주는 이 글쓰기를 통해
독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
그리고 나의 가장 꿈꾸는 미래인 '강연가'가 되어서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을 살고 싶다.
(내가 나에 관해 명확히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은,
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데
그간 어떤 소재로 어떻게 강연가가 될지, 그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본래 직업이 있으면서 연사를 부업으로 삼는 전문가들에 비해
내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 왔다.)
위의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치적인 실행계획으로는
1주일에 최소 2개 이상씩의 글을 꾸준히 쓰고,
우선은 300개의 글쓰기를 3년 내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카이브가 1,000개를 넘어갈 때쯤이면
분명 버킷리스트 1번은 달성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지금 내가 목표하는 것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1년 후, 3년 후에 다시 글을 쓰고자 한다.
그때까지 이 플랫폼이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