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는 다른 베트남 발렌타인데이 모습
바야흐로 연인들에게는
듣기만 해도 설렘이 뚝뚝 묻어나는 발렌타인데이 아닌가.
(싱글인 나에게는 빨리 지나가줬으면 하는 화요일이라는.. 쿨럭)
군인들의 결혼을 금했던 옛 로마 시대에
죽고 못 사는 연인들을 위해 결혼식을 진행해 주다 순교한
성 발렌티누스를 기리며 이 날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 발렌타인데이가 생겨났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관심도 없지만)
이 날이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로맨틱한 날이라는 것은 전 세계인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하다.
일부 사회주의나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 문화의 색채가 짙은
이 '로맨틱 데이'를 기리는 '스페셜한 행동'에 거부감을 보이는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이 발렌타인데이를
누구보다 로맨틱하고 화끈하게 보낸다.
한국과는 꽤 많이 다른 베트남의 발렌타인데이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반면
베트남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한다.
(화이트 데이는 따로 없다.
이외에도 베트남의 대부분 로맨틱 데이들은 모두 여성을 위한 것들이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남자친구를 위해
기본적으로 초콜릿과 함께
향수나 맞춤형 선물을 추가적으로 준비하는데 반해
요즘 베트남의 MZ 커플들은 남자가 여자친구를 위해
초콜릿이 아닌 꽃과 함께 "아이폰"을 선물하는 것이 핫 트렌드다.
베트남 사람들의 아이폰 사랑
베트남에 살면서 많은 특이점들을 발견하곤 하는데
베트남 사람들의 '아이폰 사랑'이 그것이다.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베트남에서 어떤 휴대폰이 가장 인기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열이면 열 모두 아이폰을 선호한다고 했고
다음으로 삼성 갤럭시를 꼽았다.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총 집중하고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일 수 있으나
베트남 사람들은 '갤럭시가 우수한 폰'임에는 동의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보다 '럭셔리'하다고 보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지 리서치 업체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베트남 사람들은 디자인적인 측면보다는
'럭셔리한 이미지'와 이에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이폰을 갤럭시보다 선호한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애플을 소위 '갬성'이라는
심미적인 측면에서 선호하는 것과는 사뭇 그 동기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도 현지인들을 만나다 보면
중산층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폰, 그것도 최신형(!!)을
들고 다니는 것을 매우 자주 볼 수 있다.
갤럭시에 비해 비교적 심플한 제품 라인업으로
단일 기종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과시욕이 높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큰 구매동기를 불러일으켰을 것으로 판단한다.
발렌타인데이 때 전 세계 최저가가 되는 베트남의 아이폰
이러한 베트남 사람들의 아이폰 사랑에
발렌타인데이 때 선물로 구매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며칠 전 즈음이면 베트남에서 전 세계 최저가의 아이폰을 만날 수 있다.
각종 통신사에서 여러 프로모션을 붙여 최저가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아이폰 하나 살려면
큰 맘을 먹고 사야 하는데
GDP 차이가 나는 베트남에서 이런 수요가 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마치 유럽 사람들이 보는 한국의 샤넬 열풍과 같은 현상이랄까?)
그만큼 소비력과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과 고소득층이
베트남에서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고
이들이 다른 나라 못지않게 소비에 있어 트렌디하며
확고한 기준을 보인다는 점에서
다시금 베트남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발렌타인데이 선물을 결정하지 못했다면
베트남 MZ처럼 화끈하게 신형 아이폰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잊지 못할 발렌타인데이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할부로 또는 몇 개월씩 돈을 모아
아이폰을 산다고 하니 참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