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물건을 팔고 싶은가? 상인이기 때문이다.

흑자파티 하자

by 연대표

가방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되어 간다. 개인적인 일로 푹 빠지진 못했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 사실 매출은 사업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작고 실제로 적자이다. 사업하시는 분들 얘기로는 작년에 경기가 안좋았다고 했는데 올해도 경기가 안좋다. 나는 경기를 떠나 올해 하반기에는 어떻게든 흑자파티를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난 1년간 무엇이 문제 였는지 복기해보았다.






유입대비 판매율은 나쁘지 않았다. 홍보가 부족했다. 제일 쉬운 홍보 방법은 돈을 내고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광고로 몇백, 몇천을 쓸만큼 자본이 넘쳐나지 않는 영세사업자이다. 그리고 제품 단가가 올라간다. 이 사업에서 내 경쟁력은 낮은 판매가와 좋은 품질인데, 그러면 제품의 장점이 사라진다. 20대 초반이 좋아할만한 커뮤니티를 찾았다. 작년에 카페에서 잘못홍보 했다가 욕을 먹은적이 있기에 제품을 홍보해도 안전한 곳을 뒤졌다.

작년에 플리마켓을 두번 나갔는데 한번은 매출이 나쁘지 않았고 한번은 알바비만 건졌다. 유동인구가 20대가 높은 곳이 적합했다. 가족들이 주로 다니는 공간에서는 판매가 일어나지 않았다. 경험을 통해 배웠지만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나갈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제품이 많아야 한다. 아~ 여기는 가방 맛집이구나. 제품 수가 많고 새 상품이 자주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이해는 하지만 매출이 상승 곡선을 타야 소싱도 계속된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때 그렸던 꿈이 있었다. 첫해는 20대 타겟의 가방을 해외에서 소싱해와 팔고, 두번째 해는 자체 브랜드 디자인을 해서 국내 마켓에 성장하고, 5년 뒤에는 해외 마켓에도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않았다. 20대 의류, 잡화 시장은 레드오션이고 인플루언서 몰이나 예쁜 디자인들이 이미 탄탄하게 뿌리 잡혀있다는 것을....

사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는 물건 이외에 다른것들도 많았다. 글을 써도 되고, 캐릭터를 만들어도 되고, 내가 가진 재능을 가르쳐도 된다. 근데 왜 나는 물건을 팔고 싶을까?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전생에 상인이였나보다. 주변사람들이 포화된 시장이라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물건이 팔리는게 재미있고 구매자에게 더 좋은 품질과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찾아 떠나는데에 열정이 자꾸 쏟아진다. 플리마켓에 가면 내 제품이 어떤 점이 좋은지 혹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좋고, 사람들이 내 가게에 몰리면 기분이 주체가 안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상품이 필요하다고 하면 구해다 주고 싶다.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도 회사 합격했을때도 이렇게 신나고 살아 있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정확히 묘사하면 고객들에게 물건을 설명하고 파는 내모습이 바다에서 팔딱팔딱 거리는 물고기 같다. 나는 온라인 쇼핑 세계에서 키워드나 광고 조차 잡지 못하는 열등생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 해내고 싶어서 올해도 여전히 달리고 있다. 언젠간 나도 브랜드를 만들어 이런 순간을 회상하면서 다시 글을 쓰고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