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 경향신문 미래기획팀 최민영 기자
'드립은 향이, 짤은 향이'
이런 말이 있다. 오늘의 마지막 연사는 흥하는 언론사 계정인 '향이'를 운영하는 경향신문 미래기획팀의 최민영 기자다. 소셜 계정 운영은 기업들, 그리고 언론사들의 고민이다. 잘해봐야 중간 가고 못하면 돌팔매를 맞는다. 재밌게 말하면 좋아할 줄 알았더니 '드립이 이상하다'며 스크린샷으로 강철 박제를 당하고. 고민 많은 소셜 계정 관리자분들에게 오늘 최민영 기자의 강연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13년 4월에 경향신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큐레이션 사이트 '향이네'는 2015년 오픈. 향이는 뉴스를 소개하는 하나의 '의인화된 캐릭터'다. 향이 계정을 운영하는 기자는 세 명. 원래 뉴스를 소개하는 계정이 있긴 했는데, 늘 '하던 대로 뉴스를 소개하려니'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고. 운영방식을 바꿔보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향이'란 캐릭터를 만들었다.
경향신문의 페이스북 독자가 26만 5천. 트위터가 40만이다. 팟캐스트 향이네 라디오도 2016년 1월에 오픈했다.
의인화된 '향이'라는 캐릭터는 친숙하게 뉴스에 대해 말을 건다. 조선일보도 '선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고, 스브스 뉴스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들고 애니메이션 리포트를 하는 식으로 카드 뉴스를 만든다. 이런 방식이 왜 독자들에게 더 잘 먹히는 걸까? 최민영 기자는 이제 뉴스는 '내 손 안에 있는 것', '퍼스널 한 것'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사적인 대화. 친구 같은 뉴스.
"내 손에 있거든요. 나랑 연결된 퍼스널 한 것. 사적인 것 같은 느낌이 있으신가요? (청중:네) 그런 느낌이 좀 있어요. "
독자들의 뉴스 읽는 습관이 바뀌면서 기존의 뉴스 문법은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최 기자는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를 소개하는 방식을, 소셜 계정 담당자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최 기자가 오늘 소개한 몇 가지.
소셜 계정 담당자의 역할과 소셜 계정 관리 tip, 그리고 뉴스를 소개하는 방식을 단계별로 소개하겠다.
1년 365일 24시간 뉴스가 터지면 전달해야 한다. 항시 대기 중인 '전달자'. 마치 신문 배달하듯이.
언론사 소셜 계정 담당자도 똑같습니다.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뉴스를 직접 배달을 하는 거죠.
그러나 그 과정은 좀 더 복잡해졌다. 독자가 이야기하는 곳에서 뉴스거리도 발굴하고, 편집자의 역할도 하면서, 독자 서비스국의 역할도 해야 한다.
편집자로서의 역할이란, 모바일 환경에 맞게 사람들이 '헤드라인'을 다시 다는 것. 개별적인 기사를 다시 맥락을 짚으면서 소개하는 것이다. 독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발굴하고 편집국에 전달해 '뉴스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도 SNS 계정 담당자의 역할이다. 최 기자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곧 어젠다, 뉴스다.
이렇게 이야기했다. 오늘은 사람들이 흙수저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이렇게 사람들이 '흙수저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면 편집국에 이런 독자들의 관심사를 전달하고 뉴스로 만들어내는 것까지도 향이의 역할이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첫 째론, 올드미디어 기자들이 '일방향 소통'이 더 익숙하기 때문. 두 번째론, 독자들의 관심사가 꼭 경향 신문이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하지는 않으니까. 언론사는 주요 보도, 탐사보도, 단독기사, 헤드라인 이야기하는데, 독자는 완전 다른 것들을 말한다. 이 둘을 연결해서 조정자 역할을 잘 해야 사람들이 '향이네'에서 뉴스를 읽는다. 독자도 관심 있을 만하고, 우리 신문이 지향하는 가치랑도 잘 맞는 이야기들을 찾아내야 한다.
아래는 향기의 SNS 계정 관리 tip을 정리한 것이다. 세 가지의 Tip을 잘 생각해보면 계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향이가 알려주는 뉴스 SNS 계정 관리 Tip.
1. 뉴스 그냥 올리는 게 아니라 소통해야 한다.
2. 뉴스를 다른 기자들보다 두 배 더 많이 읽어야 한다. 편집자는 취재기자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
3. 사람들의 '관심사' 고민. 독자의 뉴스 수요를 실제 뉴스 생산으로 이끈다.
그렇다면 향기가 실제로 기사를 소개할 때, 어떤 형태로 전달하고 있을까? 최 기자는 4가지 단계로 나눠서 전달의 형태를 설명했다.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가 하나의 '온라인 신문 편집'과정과도 같으니까 나름의 편집 방법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속보나, 편집자가 잘 맥락을 모르는 뉴스는 아는 척하지 말고 그냥 짧게 단순 요약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위안부 문제 관련해 일본 최고 권위자가 패소한 기사를 소개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본에서 계속 나타나는 우경화의 흐름을 읽어주고, 기사를 공유하는 것. 이러한 편집은 개별 기사에 맥락을 부여한다. 독자는 이 개별 기사가 왜 나왔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향이의 인기 비결은 사실 '짤방'이었다. "짤방은 향이"라는 말이 독자들 사이에서 있었을 정도. 적절한 풍자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변희재 소송 뉴스를 공유하면서 ATM기기 사진을 가져온다든가..... 이런 거랄까...)
조심해야 하는 편집. 언론사 대표 계정인 거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향이'는 강조했다.
덧붙여,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댓글도 모두 콘텐츠다.
독자는 하나의 PV/UV가 아니라 우리의 시민이자 동료다. 데이터로, 숫자로만 독자를 취급하는데, 독자가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우리와 '신뢰관계, 동료관계'를 맺는 것이다.
Q. 짤방은 왜 이제 안 쓰나요? "짤은 향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 짤이 떨어졌어요 (웃음). 심기일전해서 다시 좀 노력은 하고 있는데. 독자가 늘어날수록 리스크가 발생한다. 커뮤니케이션 빠르게 독자들과 하다 보면 아드레날린 분비되는 느낌이 있다. 약간 조심해야 한다. 달리는 폭주기관차에 올라탈 가능성 있다. 조심해야 한다. 드립 하나 잘못 쳤다가 언론사 계정 하나가 망할 수도 있다. 조심하다 보니까 뜸해진 경향 있다. 요즘 정화수 떠놓고 마음 가라앉히면서 심기일전하고 있다.
Q. 편집자는 뉴스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뉴스 스크리닝 어떻게 하시나요?
페이스북보다는 트위터를 선호한다. SNS 계정 담당자들끼리 트위터에서 2-3년 버티면 페이스북 가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들 한다. 트위터는 약간 험지랄까 (웃음). 아침에 스크리닝 할 때 트위터 본다. 정보가 더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