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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왜 미디어 기획인가

미디어 기획으로 당신이 경험할 수 있는 변화

by SUMMER

여태까지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정치인으로서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를 브랜딩해서 잘 알리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인플루언서가 되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거나, 단체가 말하고자 하는 비전과 미션을 세상에 퍼뜨리고 싶다는 경우도 있었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인가? 미디어를 만들어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가? 기획 강연을 나갈 때면 나는 매체는 이런 가능성을 품은 일이라고 말했다.

첫번째. 당신이 이야기 되지 않고, 말해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들을 세상에 퍼뜨릴 수 있다.

말해지지 않음. 이것은 부정문이라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매체는 당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함께할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목소리를 공적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빛의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 공간에서 사람들은 당신이 비추는 목소리를 듣고, 귀기울이게 될지도 모른다.

두번째. 사회적 연결감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매체로 기능한다는 건 그 매체가 하는 이야기에 연결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집단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수많은 이야기 중 왜 이 이야기가 들려야 하는지 설득하기 위해선 이유가 필요하다. 당신은 이야기의 가치를 이 공동체에게 의미 있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그 의미 발견 자체가 공동체에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그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새롭게 모이고,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서로 연결된다. 가족,학교,지역 주민 등의 조건을 벗어나서 다른 의미에서 같은 시선을 공유하는 ‘우리'라는 감각이 만들어진다. 정치적, 사회적 존재로서의 감각을 활성화하는 게 매체가 하는 역할 중 하나다.

세번째. 현재를 보는 틀을 바꿈으로써 미래를 바꾼다.

사실은 언제나 해석되고 재조립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나열한 걸 우리는 정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매체에게 정보만을 기대하지 않는다. 매체는 가이드다. 어떤 매체를 볼 것인가 선택할 때 사람들은 그 매체가 주로 가지는 관점과 태도를 의식한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선호하는 쪽도 있고, 주된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소외된 시각을 포함하여 다뤄주길 바라는 경우도, 의식적으로 다양한 계층의 입장을 반영하길 바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관점은 특정 콘텐츠에 부분적으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 매체의 존재목적, 제작체계, 수익모델, 사람들이 그 매체를 신뢰하는 이유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긴 시간 비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감수하더라도 콘텐츠의 공동체적 가치, 윤리적 가치를 검수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짧은 메시지를 내보내서 콘텐츠를 순환시키면서 큰 반응과 에너지를 만들고자 할 수도 있다.

무언가를 사회적 참사로 부르거나, 집단의 피해,즉 차별로 정의하는 ‘명명하는 일'도 매체의 일 중 하나다. 아직 사회제도에서 명확하게 규범화되지 않은 윤리의 영역에서 무엇이 인권이고, 무엇이 침해받지 말아야 할 개인의 권리인지 말하는 일이다. 우리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지, 무엇까지 공동체의 책임으로 보고 약속해야 하는지를 미리 촉구하는 역할도 한다. 미래에 계속 일구어야 할 공동체적 가치를 현재에 선언하는 일을 매체가 한다. 미래를 가리키며 현재의 문제를 해석하는 틀을 제시하고, 해결을 향하는 집단적 힘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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