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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로운 Apr 12. 2024

2-10 아이는 늘 새봄 같다

 발달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2-10 아이는 늘 새봄 같다


나는 '진짜' 부모가 되고 싶다  #2 부모, 아이를 공부하다



따스한 새봄이 왔어요. 하루 사이에 개나리, 진달래, 매화, 산수유, 목련이 다투어 활짝 피어났고, 온 세상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몇십 년을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면서도 늘 자연의 규칙에 감탄하게 됩니다. 가끔은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것처럼 추위로 힘들어하기도 하죠. 기다리면 봄이 오고 꽃이 피는데 말입니다. 겨울이 지나면 금방 추위를 잊고 봄을 즐기죠. 봄을 보내다 보면 조용히 여름이 오고, 여름을 보내면서 또 가을을 기다리고 때론 겨울을 그리워합니다. 이런 화사하고 따뜻한 봄을 만나면서 새삼 아이들도 기다리면 새봄처럼 성장의 순간이 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과 관련하여 오랜 논쟁의 중심이었던 유전과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물론 학자들은 아이의 발달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다.'라는 발달의 원리로 논쟁을 정리했고, 발달 특성 중에서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을 각각 찾아내 유전적으로 타고난 특성을 환경에 의해 촉진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선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으로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죠. 알아서 잘 크는 것 같기도 하고 부모의 관심과 또는 극성이 아이를 더 잘 성장하도록 돕는 것 같기도 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옵니다. 나무는 물이 올라 연한 녹색빛을 띠기 시작하고, 꽃이 피고 지고 잎이 나기 시작하고 열매가 열리며 잎은 낙엽이 됩니다. 아이도 태어나면 기본적인 돌봄만 돼도 저절로 자라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나무도 성장  순서가 있어요. 꽃들도 한꺼번에 피지 않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을 보세요. 대체로 매화, 산수유, 개나리, 목력을 시작으로 벚꽃이 피고 철쭉이 핍니다. 마치 꽃들은 자신이 언제 피어야 할 것인지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꽃들은 자신이 피어야 할 시기를  어떻게 아는 걸까요? 바로 자신에게 필요한 빛과 온도로 알아차리게 되죠.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의 봄, 가을은 기온도 습도도 비슷하죠. 바로 같은 양쯔강에서 불어오는 공기덩어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그런데 꽃들은 주로 봄에 피고 가을엔 나뭇잎이 울긋불긋 물들어요. 계절에 따라 피는 꽃도 다르지만 봄에만 피는 꽃들도 저마다 조금씩 시기가 다른 것이 정상입니다. 


식물이 적당한 햇빛과 물을 필요로 하듯, 아이도 적당함이 필요하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거친들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누군가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잎이 납니다. 하지만 이런 야생의 식물도 적당한 빛과 온도 그리고 물과 양분을 필요로 합니다. 대자연이라는 부모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죠. 대자연은 식물이 꽃 소식을 전하면 식물의 번식을 돕기 위해 곤충이라는 도우미도 보내줍니다. 적당히 비를 내리고 적당히 햇빛을 주지요. 그런데 그 적당히가 깨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폭우가 쏟아지면 식물들은 더 이상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가 없죠.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타고난 유전적 범위 안의 것들을 잘 알아차리고 적당히 지원하면 아이는 잘 자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이나 도움이 너무 지나쳐서 넘치거나 또 지나치게 부족하다면 아이도 제대로 발달이 이루어지기 어렵겠죠. 


최근 들어 몇 년 동안, 기후위기로 식물들이 제때 꽃을 피우지 못하고 한꺼번에 꽃을 피우고 개화시기가 빨라 꽃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짧아졌어요. 어느 곳은 갑자기 기온이 낮아 꽃을 피우지 못해 꽃과 관련된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지요. 모두 우리가 만든 덫에 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만든 기후변화, 우리가 만든 빛 공해는 자연이 주는 빛과 양분의 적당함을 방해하고 있죠. 꽃도 빛을 적게 받아야 할 식물이 있고, 빛의 양이 많아야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이 있죠? 아이도 빨리 크는 아이가 있고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가 있잖아요. 각자가 받아야 할 도움이 조금씩 다른 게 너무나 당연한데 어른들에게 방해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내가 아이의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기후위기는 우리의 생활의 혼란을 가져오죠. 최근 들어 기온이 높아지는가 싶어 평소보다 앞당겨 일정을 잡았더니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기분을 망치게 됩니다. 그렇게 망친게 정작 우리라는 사실을 잊고 날씨를 원망하고 탓을 합니다.  " 아이가 왜 저래? " 아이를 원망하세요? 아이 탓을 하세요? 바로 내가 이유입니다.

빛 공해와 기후위기로 계절을 잊어가는 식물처럼 우리 아이들도 때를 놓치고 때를 잊을 수도 있어요.



아름답고 예쁜 봄을 보기 위해서는 벌과 나비가 활동을 시작해야 해요. 그전에 꽃이 활짝 피어버리면 꽃가루를 옮길 수 없으니 식물들이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하겠죠. 요즘 꿀벌이 줄어 사과가 잘 열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대자연이 아프면 모든 것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고 결국 우리도 아픕니다. 부모가 아프면 아이는 더 긴 시간을 아파해야 합니다. 꽃이 너무 빨리 피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듯 아이가 너무 빨리 자라도록 재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연도 아이도 제 시기에 꽃이 피고 제 때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야 아름다운 새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감당해야 할 성장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에는 순서가 있고 개인적 차이가 있습니다.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다릅니다.  우리 아이가 받고 있는 빛과 온도가 너무 넘치거나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아이가 도움이 필요한 때를 잘 알고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성찰해 보면 어떨까요? 




'진짜' 부모 note


아이가 잘 성장하도록 

그냥 두어도 될 것과 꼭 도와야 할 것을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언제,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도 잘 알아차리는 일 또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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