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진 울지마
전문성이 하나도 없는 잡일을 하고 있으면
소속된 집단에서 멀어지는 기분이다.
잡일을 다하고 내 본 업무를 하려니
이미 해가 저버렸고,
나에게 잡일을 맡겨 홀가분한
사람들은 하나 둘 퇴근한다.
잡일을 함으로써 일의 숙련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맞는 건
잡일을 한두 번 할 때뿐이지
결과는 슈퍼 울트라 잡일맨 하나와
혼자서 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이는 사람들,
내가 화장실을 가던 물을 마시던
"미스진, 프린터 용지 없어! 용지 !"
난 자리에 없는데도 멀리서 소리치는 게 들리곤 한다.
내 일은 오늘엔 다 끝낼 수 있을지
내일엔 내 일을 다 해낼 수 있을지
- 슈퍼 울트라 잡일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