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답지 않게 왜이래!!!!!!!"
"대체 나다운 게 뭔데?"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다.
만약 나에게도 누군가 '너답지 않다'라는 말을 한다면 나다운 게 대체 뭐냐고 되물을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다운게 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낙천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때로는 세상을 향해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도 하고
멋진 커리어우먼처럼 보이고 싶다가도
상큼발랄하게 보였으면 할 때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문제나 이슈에 관해 똑 부러지게 내 의견을 말하다가도
그것에 반대하는 다른 사람 말에 쉽게 휘둘릴 때도 많다.
한마디로 귀가 얇다.
예전에 내 친구 중 한명은 이런 나를 보며
너는 말이 늘 바뀐다고, 저번엔 이렇게 말했으면서 오늘은 왜 다르게 말하냐고
이해가 안간다는 늬앙스로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난 한결같은 사람이 아니다.
들쑥날쑥 마음이 바뀌고, 내마음과 다르게 전혀 다른 행동을 취할 때도 있다.
한때는 이런 내가 싫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바로 나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나'다워지는 걸 포기했다.
나답다는 것은 행동이나 성격, 생각이 일정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난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로 나다워 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고
내일의 나는 오늘과 비교하면 또 다른 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비난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다.
늘 똑같은 가치관을 갖고, 한결같이 행동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환경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는다.
늘 같을 수가 없다. 고로 누군가에게 '너답지 않다'라는 말을 한다는 건
말과 행동을 늘 똑같이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요즘
누군가에게 예측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보단
여러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는 것처럼
여러가지 모습을 가진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다중인격이 되어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양한 사고 방식과 사람들이 몰랐던 나만의 팔색조 매력을 드러내보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진정으로 '나다워지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