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성공을 바라고 꿈꾼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을 이루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노력이 부족해서? 아님 운이 나빠서? 든든한 빽이 없어서?
얼마 전, 좋아하는 작가님이 '성공의 공식, 포뮬러'라는 책에 대해 리뷰하는 걸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되었다. 독서 편식이 몹시 심한 나랑은 맞지 않는 책이라 생각해 영상을 채 다보기도 전에 종료해버렸는데 얼마 후 서점에 갔다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된 그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작가님이 추천해주셨으니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는 생각에 책을 구입한 나는 책을 펼친 순간부터 '우와! 대박! 쩐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책 속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 책은 성공의 공식, 즉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미술/예술/과학 등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을 조명하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재미있는 점은 다른 자기계발서처럼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한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성공 공식을 풀어낸 것이다. 이 성공 공식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나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뛰어난 머리를 가져서 혹은 능력이 뛰어나 성공을 이룬 것이 아니다. 그럼 대체 그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란 말인가. 책에 나온 성공 공식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미국에 바스키아라는 그래피티 화가가 있었다. 길거리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는 예술계를 얼쩡거리다가 겁도 없이 뉴욕 미술계의 제왕이었던 앤디 워홀에게 접근한다. 그는 유선방송 프로듀서들과도 친분을 맺는다. 그리고 예술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디에코 코테즈와도 인맥을 쌓는다. 그렇게 유명인들의 호감을 얻은 바스키아는 TV에도 출연하고 전시회도 열고 예술계의 유명인사가 되어 막대한 부까지 축적한다. 만약 내가 그린 그림이, 내가 쓴 글이, 내가 한 연구 결과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나의 진가를 알아줄 유명인들을 찾아라. 당신은 그들을 통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타이거 우즈는 많은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람들은 그가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고 세상에서 그보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말하길, 타이거 우즈는 아이언 샷, 퍼딩, 스윙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뛰어날 뿐인지, 각각의 분야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타이거 우즈보다 나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이거 우즈는 어떻게 그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됐을까? 작은 차이로 우승자가 갈리는 스포츠 게임에서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와 함께 경기에 참가하는 골프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이미, 타이거 우즈의 기에 눌러 1등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우승의 트로피를 타이거 우즈에게 내어주게 된다. 이렇듯 경쟁자들끼리의 실력 차이가 미미할 때는 자기 본연의 모습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실력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운이나 어떤 다른 요소에 의해서도 성공을 충분히 거머쥘 수 있다.
"일단 유명해져라,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앤디 워홀이 살아생전 했던 말이다. 실제로 한 번 성공하고 유명해진 사람은 더더더 큰 성공을 맛볼 확률이 높아진다. 조앤 K. 롤링이 쓴 책이 늘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건, 이미 그녀가 해리포터라는 걸작을 내놓았기 때문이고, 마룬파이브의 노래가 늘 히트를 치는 건 과거 그 밴드의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크나큰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 그 목표와 관련된 작은 프로젝트에 여러 번 도전하라. 다양한 시도가 작은 성공을 불러일으키고 작은 성공을 더 큰 성공을 낳는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팀을 이뤄 협력해 큰 성공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성공을 이룬 팀의 구성원들을 모두 기억하지는 않는다. 노벨상 수상자처럼 대부분 한 사람이 성공의 몫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 바라바시는 여러 명의 팀원들 중에서도 집요하게 성공을 향해 도전한 사람, 그 프로젝트에 제일 큰 공헌을 한 사람이 성공의 몫을 차지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당신이 성공을 이루고 싶은데 혼자서는 어렵다고 느낀다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라. 그리고 그 팀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노력해라. 좀 더 빨리, 좋은 결과로 성공을 독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심리학자, 키스 사이먼턴은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 천명에 달하는 과학자와 발명가들의 성공 나이를 측정했다. 세상에 길이길이 남을 큰 업적과 연구를 남긴 사람들은 40대가 되기 전에 그 성과를 이루었고, 40대 전까지 이렇다 할 연구를 발표하지 못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나이가 젊을수록 아이디어가 참신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답은 생산성에 있다. 젊은 과학자일수록 쉴 틈 없이 새로운 연구에 돌입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에 일찍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다소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진부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성공을 하고 싶다면 기회만 기다리지 말고 시도 때도 없이 무언가를 시도해라. 더 일찍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나온 성공 공식들을 간단히 정리해봤는데 인맥을 쌓는다든지, 생산성을 높이라는 말은 누군가가 보기에는 어느 자기계발서에나 볼 수 있는 뻔하디 뻔한 내용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저술한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는 단순한 작가가 아닌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이면서 세계적인 과학자이고, 그만큼 수많은 데이터롤 기반으로 성공에도 공식이 있다는 걸 풀어냈기 때문에 난 이 책이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굳이 성공이라는 거창한 말을 사용하진 않더라도 어떤 목표가 있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계획한 일을 실행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서가 따분하다고 생각했거나,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