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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이로운 May 30. 2019

놀아본 여자가 시집도 잘 간다더니...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롤링스톤즈 멤버 믹 재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이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과연 뭘까? 일단 남자라는 사실, 두 번째로 어마어마한 부자. 세 번째로 누구나 다 아는 유명인.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가 더 있다. 하지만 이건 뒷부분에서 밝히기로 하고. 아주 생뚱맞게 드라마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지난해, 손예진과 정해인이 주연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미니시리즈가 있었다. 여자라면 한 번쯤 그 드라마를 보며 정해인 같은 남자 친구를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능력 있고 어린 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연하남이 내 남자친구라면 삼시 세끼는 물론 간식에 야식까지 모두 갖다 바치리라...! 많은 여자들이 바라고 원했다. 몰론 나 역시 그랬다.     



주연배우들의 케미와 연하남-연상녀의 달달구리 연애스토리만으로도 드라마는 완벽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배경음악, 즉 OST였다. 모든 음악이 다 좋았지만 특히 난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Stand by your man>을 제일 좋아했다. 진짜 누군지 몰라도 이 노래 넣자고 한 사람은 꼭 상 줘야 된다. 그 정도로 드라마와 노래가 서로 찰떡이었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내 의견에 많이들 공감할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Stand by your man>이라는 노래는 태미 와이넷이라는 미국 컨트리 가수가 1968년 발표한 곡으로,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버전은 2017년 리메이크해 발표한 곡이다.    


원곡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50여 년 전에 발표되었고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었다. 보통 영화에서 ‘첫 편만한 속편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음악에도 이 말은 적용된다. 원곡만큼 인기를 끄는 리메이크 곡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를라 브루니가 태미 와이넷의 노래를 워낙 잘 소화해낸 덕분에 2017년 발표된 리메이크 버전은 이제 원곡 뺨 때리는 인기곡이 되었다. 



이 노래를 직접 부른 카를라 브루니는 1967년생으로 과거 프랑스의 탑모델로 활동하다가 가수로 직업을 전향한 케이스다.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담백한 음색이 어떤 노래를 불러도 잘 소화해내는 천부적인 목소리를 지녔다. 모델 출신이다 보니 외모도 두말할 것 없이 뛰어나다. 얼굴 예뻐, 날씬하고 키 커, 게다가 가수...어떤 남자가 이 여인을 싫어할 수 있을까? 실제로 카를라 브루니는 자신의 외모와 매력을 이용해 많은 남자를 후리고(?) 다녔다. 앞서 롤링스톤즈 멤버 믹 재거,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공통점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이 세 사람 역시 과거, 카를라 브루니를 스쳐간 아주 많고도 많은 남자 중의 일부이다.     


매력 있는 여자한텐 남자가 끊이지 않는 법이니 연애를 많이 했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카를라 브루니는 임자 있는 남자와 사귀는 건 물론이고 그놈의 몹쓸 사랑 때문에 천륜으로 맺어진 부자지간을 원수지간으로 뒤바꿔 놓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냐 하면 과거 카를라 브루니는 자신보다 한창 연상인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장 폴 앙토방과 사랑에 빠져 동거를 시작했다. 여기까진 좋다. 문제는 그 이후다. 자신보다 7살이나 어렸던 장 폴 앙토방의 아들, 라파엘 앙토방과도 눈이 맞아버린 것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아들까지 낳는다. 진짜 오 마이 갓! 언빌리버블이 따로 없다.      


연인을 배신하고 아빠의 뒤통수를 때린 두 사람, 과연 지금도 함께일까? 대답은 '아니오'다. 지 버릇 개 못준다고 카를라 브루니는 새로운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상대는 무려 프랑스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였다. 2007년 5월에 프랑스 총리로 취임한 니콜라 사르코지는 그 해 가을 부인과 이혼하고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했다. 프랑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재임기간 중 이혼한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한다.



이혼하자마자 몇 달 만에 재혼한 걸 보면 누가 봐도 불륜이라고 의심할 만하다. 그런데 프랑스 국민들은 두 사람이 불륜으로 맺어진 커플인지, 아닌지 딱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한다. 본래 프랑스인들이 남의 사생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르코지 퇴임 후 2017년 새로 취임한 프랑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역시 불륜으로 맺어진 커플이다.



에마뉘엘 총리의 러브스토리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당시, 그는고등학생이었고, 브리짓 마크롱 영부인은 24살 연상의 교사였는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그때 당시 브리짓 마크롱 영부인은 이미 남편과 자녀를 둔 유부녀였던 것이다. 두 사람의 불륜 관계를 알아버린 에마뉘엘 총리의 부모님은 아들을 먼 곳으로 전학보내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았지만 불타는 사랑의 감정까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브리짓 마크롱 여사는 남편과 이혼하고 에마뉘엘 총리와 결혼에 골인한다. 처음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알려졌을 때, 전 세계 언론들은 마크롱의 총리 당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냈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달랐다. 그저 "So What?(어쩌라고)" 반응으로 일관한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바로 탄핵각인데...     


프랑스 국민들의 아주 쿨한 사고방식 덕분에 카를라 브루니도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결혼 과정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거나 골머리는 앓지는 않았다. 영부인으로서, 가수로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사르코지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도 공식적인 석상과 무대를 넘나들며 아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년엔 우리나라에서 내한공연도 했는데 좌석이 올 매진되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인과응보, 권선징악이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는지 참 쓸데도 없다.


우스갯소리로 놀아본 여자가 시집을 잘 간다는 말을 하곤 한다. 카를라 브루니를 보면 그 말은 진리인 듯하다.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지만, 혹시 모르니 부지런히 놀아놔야겠다. 나도 시집 잘 가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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