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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이로운 Jun 06. 2019

남친한테 차인 게 신의 한 수

많은 가수들은 노래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영국의 여가수, 아델 역시 마찬가지인데 노래 안에 자신의 인생을 녹여내는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하다. 2008년 데뷔한 그녀는 자전적 노래들을 통해 인기를 얻었고 '최고의 소울 디바'라는 타이틀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아델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노래는 2011년 발표된 앨범 <21>의 'Rolling In The Deep' 그리고 'Someone Like You' 이 두 노래다. 아델은 이 곡들로 2012년 개최된 5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6개의 상을 받았다. 그래미 역사상 한 가수가 한 번에 그 많은 상을 받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니만큼 아델이 세운 기록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 두 노래는 한국인들도 아주 좋아하는 곡인데 특히 'Rolling In The Deep'은 JYP 소속, 여가수 박지민이 데뷔 전에 오디션 프로그램 <K-POP 스타>에서 기가 차게 소화해 낸 덕분에 할리우드 배우 에쉬튼 커쳐가 박지민 영상을 리트윗 하고, CNN에서도 소개된 바가 있었다. 그 덕에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B%B0%95%EC%A7%80%EB%AF%BC+rolling+in+the+deep+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에 항상 랭크되는 'Someone Like You'는 음악 프로그램 <비긴어게인 시즌2>에서 가수 박정현이 이 노래를 불러 또 한 번 굉장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개인적으로 아델이 부른 원곡도 좋지만 박정현이 부른 버전도 그에 못지않게 훌륭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3HdLoxQd51E


만약 나에게 두 노래 중 어떤 노래를 더 좋아하냐고 묻는 다면 난 주저 없이 'Rolling In The Deep'을 꼽을 것이다.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아델의 시원한 고음과 기타, 피아노, 드럼이 한데 어우러진 반주는 나도 모르게 둠칫, 두둠칫 절로 리듬을 타게 만든다. 만약 당신의 기분이 조금 다운돼있거나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꼭 이 노래를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반면 'Someone like you'라는 곡은 전형적인 발라드 곡으로서 감성이 센치할 때, 혹은 이별의 슬픔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이다.


이 노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자면 아델은 21살에 맞춰 발매될 앨범 <21>을 준비하면서 1년 반 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헤어짐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새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극심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의지하고, 사랑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 과연 어떤 여자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당시, 아델은 새 앨범을 채울 노래들로 흥겹고 신나는 곡들을 작업 중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이별을 통보받은 상황에서 희희낙락 웃으며 댄스곡을  부를 순 없었다. 결국 그녀는 계획을 급변경했다. 이별과 아픔, 고통에 대한 노래를 빼곡히 써 내려갔고 그중의 하나가 바로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감정을 담은 'Someone like you'였다. 노래 가사 역시 아델이 직접 썼는데 전 남친이 자주 했던 말 Sometimes it lasts in love but sometimes it hurts instead(때로는 추억이 사랑 속에 영원하기도 하지만, 아픔을 주기도 해)라는 구절과 함께 I'll find someone like you. I wish nothing but the best for you too(너 같은 남자를 만날 거야. 나도 당신의 행운을 빌어)라며 구남친의 앞날을 응원하는 가사를 썼다.


만약 내가 아델이었으면  ‘나 뻥 차고 어떤 년 만나는지 두고 보자 개x끼’라는 가사를 썼을 텐데.. 아델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정착한 남자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해줬던 것 같다. 아델의 착한 심성에 하늘도 감탄한 걸까? 이 노래는 발표 직후부터 타이틀 곡인 'Rolling In The Deep' 못지않은 큰 사랑을 받았다. 이별을 경험한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 게 아닐까 싶은데 아델이 이 노래를 발표했을 당시, 전 세계 언론은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보컬과 아름다운 악곡이 조화를 이룬 음반이라며 온갖 찬사를 쏟아냈다. UK 차트는 물론이고 빌보드까지 석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인기와 명예는 곧 부로 이어지면서 아델은 21살의 나이에  큰돈까지 벌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델이 성공한 게 배알이 꿇렸던 걸까? 구남친이란 작자가 아델에게 돈을 요구한 것이다. 지가 뭔데? 대체 왜?


Sometimes it lasts in love but sometimes it hurts instead

(때로는 추억이 사랑 속에 영원하기도 하지만, 아픔을 주기도 해)


아델이 전 남친이 자주 했던 말을 노래 가사에 썼다고 내가 앞서 언급했을 것이다. 찌질한 구남친 새끼는 '이거 내가 했던 말 네가 허락 없이 쓴 거니까 저작권료 주삼' 하며 돈을 요구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아델, 안 주면 귀찮게 할 게 뻔하니 두둑이 저작권료를 챙겨주었다고 한다. 예상컨데 '옛다 이 돈 먹고 꺼져'라는 마음으로 줬던 게 분명하다. 하여간 구남친들은 국경을 불문하고 왜 이렇게 다들 찌질한 건지...


우리는 흔히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재앙이 복으로 바뀐다는 의미로 그 어떤 불행한 일도 행복으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아델이 그 남친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델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Someone like you'라는 명곡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아델이 남자친구에게 차인 건, 그 순간은 힘들었을지 몰라도 결국은 전화위복이 되어 아델에게 큰 성공과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만약 지금 남친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여자들이 있다면 울고 불고 힘들어하기보다는 본인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으면 좋겠다. 일도 좋고, 운동도 좋고, 여행을 가며 나를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자! 좋은 사람 곁엔 좋은 사람만 꼬인다고 똥차 가고 벤츠남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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