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팔아먹고사는 난, 글이 좋아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지 몇 해나 되었는지 손가락을 세어보니 어느덧 9년 차다.새로운 일을 시도해본 적도 있고, 갑작스러운 해고에 한두 달 일을 쉬어본 적도 있으나 글 쓰는 걸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되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쓰고 싶은 글은 많아지고,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런 나도 글 쓰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밀려드는 원고 의뢰에 너무나도 바쁠 때, 내가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한 글을 써야 할 때,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송 원고 등을 쓸 때 특히 그렇다.
얼마 전에는 내가 작가로 일하는 TV 프로그램 아이템이 갑자기 엎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미 원고를 넘기고 녹화를 앞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새로운 아이템으로 원고를 다서 써야 했는데 최소 7~8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 정말이지 하기가 싫었다.
나 자신을 달래 가며 겨우겨우 일을 끝내긴 했지만
원고를 쓰는 중간중간에도 노트북을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한 시간에 한번 꼴로 일어났다. 이처럼 사람이 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하기 싫은 일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불평불만도 많아진다.
'출근하기 싫어 죽겠다' / '시험 보기 싫어 죽겠다' / '공부하기 싫어 죽겠다' 등등
이상하게 하기 싫은 일을 말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겠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어차피 해야 할 일, 죽겠다는 말 대신 기분 좋게 표현하면 어떨까? 물론 쉽지 않다는 걸 않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전, 나 자신에게 한 가지 포상을 약속한다.
'이일만 끝나면 맥주 한 캔 해야지!'
'청소 끝나면 개운하게 낮잠 좀 자야지!'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여행 좀 다녀와야지!'
실제로 이런 다짐을 하면 하기 싫은 맘이 조금은 사라지고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야겠다는 의욕이샘솟는다.
부정적인 표현은 부정적 감정을 낳고 이는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 대신 하기 싫은 일이라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기분도 한결 나아지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