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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헬싱키 외곽지역 관광

자연을 그대로 담은 이색적인 교회들과 헬싱키의 숲과 바다

by missnow

어제의 소란은 어디로 갔는지 다시 차분하고 조용한 헬싱키의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여행의 마지막 날… 오후 비행기라 시간 여유가 있어서 관광하지 못했던 외곽 지역으로 산책을 하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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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아쉬운 나의 마음관 달리 하늘은 여행 중 제일 화창하게 맑았고 춥지 않아서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나는 아쉬움을 연료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해 외곽 지역을 향해 걸었다. 헬싱키 도심이 개성 있는 샵 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면 외곽지역에서는 헬싱키의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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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으로 만들어진 템펠리아 우키오 교회는 거대한 암석 내부를 파서 만든 교회라고 한다. 설명 그대도 밖에서 봤을 때는 전혀 교회로 느껴지지 않는 곳이어서 처음엔 입구를 찾는데 조금 헤맸다.

교회 안에 들어가 보니 동굴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인데 천장은 돔 형태로 되어 있어서 채광이 굉장히 좋았다. ‘따뜻하고 밝은 동굴’. 인공적인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마치 고대부터 보존된 유적지 같은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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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들어진 캄파 교회에 왔다. 예배를 보고 있는 시민들이 있어서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예배당 의자에 앉았다. 여기서 예배를 보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나무 무늬결을 따라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 어딘가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나무는 사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갇혀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소리가 울리지만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주 완벽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교회이지만 그 속에 ‘자연’을 품고 있는 느낌. 온종일 앉아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느낌이다.

나무 동굴 안 따뜻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지금 어떤 시간 속을 여행하고 있는 건지 생각해봤다.

미미하게 나무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다. 미미하게 불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다. 기도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누구에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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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파 교회에서 나와 쭉 걷다 보니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나왔다. 공원은 바닷가에 인접해 있었는데 근처에 영화 카모메 식당에도 나왔던 카페 우르술라가 있어 들러보기로 했다.

(공원에 인접해 있어 사실 바다라기보다 강이나 호수에 더 가까운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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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우르술라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헬싱키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장소인지 새해 첫날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밖에 있는 테이블까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이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카페 메뉴는 베이커리 류부터 식사류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나는 카모메 식당의 영향으로 핀란드에서 오면 꼭 먹고 싶었던 시나몬 롤과 커피를 주문했다. 시나몬 롤을 천천히 씹어 먹으며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잠깐이나마 여유를 만끽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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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유럽풍의 건축물들이 많아서 새삼 핀란드가 참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도시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언덕길에서 위에서 관람차를 봤다. 그리고 내가 헬싱키에는 관람차를 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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