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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now Aug 14. 2023

#4. 스노우볼 실사판! 아름다운 도시 트롬쇠

빠른 숙박 예약은 필수! 아름답지만 물가는 살인적인 북유럽의 파리

2022년 12월 26일 월요일


청록색을 닮은 노르웨이, 노르웨이 사람들


교통수단, 건물, 직원들의 유니폼 등 노르웨이의 상징색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시 곳곳에서 청록색이 많이 눈에 띄었다. 색의 주는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르웨이에서 만난 사람들도 청록색의 이미지였다.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날카로운 표정으로 노르웨이에 왜 왔냐 며칠이나 있을 거냐고 물어보면서도 내가 오로라를 보러 왔다고 하니 무심하게 도장을 찍어주면서 너에게 꼭 행운이 깃들어 오로라를 보기를.이라고 말해주던 공항직원부터, 세상 무뚝뚝한 얼굴로 계산을 하면서 마지막에 수줍게 웃으며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라고 말을 건네주었던 마트 점원까지... 

노르웨이 사람들의 첫인상은 이 나라의 차가운 공기처럼 겉모습은 차갑고 쌀쌀맞아 보였지만 안은 평화롭고 따뜻한 숲을 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인상적이었다. 


스노우볼 실사판! 아름다운 도시 트롬쇠


트롬쇠 오기 전에 검색했을 때 여행기간 중 오로라 지수가 5여서 이번에는 진짜 오로라 다운 오로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왠 걸…. 그새 하늘이 변심했는지 오로라 지수가 3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 날씨는 흐리고 눈 예보까지...  12월 내내 매일 날씨가 맑으면 오늘은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거라며 설레게 알람을 보내더니 정작 현지에 와서는 조용하기 그지없는 오로라앱… 

오로라를 보기 위한 일념으로 이번 여행 기간의 반은 트롬쇠에서 머무는 일정으로 잡았기에 하루라도 오로라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트롬쇠행 비행기에 탔다. 

트롬쇠를 설명할 딱 적합한 비유를 찾았다. 크리스마스 테마의 ‘스노우볼’ 실사판이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오슬로의 어둠은 비교도 안되게 이곳은 오후 2시였음에도 한 밤중처럼 어두웠지만 도시 전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야경이 유명하다고 하는 도시들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달랐던 건 다른 곳은 특정 뷰 포인트에 가서 내려다보는 풍경만 그렇게 반짝이는 반면, 이곳은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조명으로 채워진 느낌이었다. 

트롬쇠가 북유럽의 파리라고 불리던데 왜 그런 타이틀이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 도시 자체가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이다. 아주 잘 만들어진 세트장 혹은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 마켓 같은 느낌이었다. 

오슬로는 트롬쇠에 화려함과 생기를 뺏기고 사람들도 빼앗겼던 것 같다. 

오슬로에서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이곳에서는 어딜 가도 불빛과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어두워서 정확히 잘 모르겠는데 도시 전체를 둘러쌓고 있는 거대한 장막? 같은 것이 있었다. 

처음에 저게 뭐지? 싶었을 정도로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무언가...

내 눈에는 어떻게 보였냐면 영화 트루먼쇼에서 마지막에 트루먼이 배를 타고 세트장을 탈출할 때 진짜 하늘이 아닌 이질적으로 만들어진 세트장 배경이 보이는 장면이 있다. 그 이질적인 세트장 배경 같이 보였다. 

비행기 안에서부터 눈에 띄었는데 트롬쇠에 도착해서 한참을 바라봐도 그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다.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트롬쇠는 완벽하게 연말 겨울 도시 그 자체였다. 비행기에서 잠깐 내려다본 순간에도 그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오로라를 못 봐도 조금은 덜 아쉬울 것 같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호텔로 찾아갔다. 다행히 예상했던 대로 트롬쇠는 작은 도시였고 호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참고로 지금까지 여행했던 모든 나라 중 트롬쇠의 숙박 비용이 가장 비쌌다. 급하게 여행을 결정, 한 달 정도 전에 예약을 했는데 몰려오는 관광객 대비 숙박시설이 많지 않은 건지 이 지역의 거의 모든 호텔, 게스트 하우스들은 다 예약이 차 있는 상태였다. 물론 좀 더 외곽으로 갔으면 약간은 더 저렴했을지도 모르지만, 오로라 투어가 늦게 끝나는 대다가 밤에 숙소까지 찾아오는 건 위험하기에 트롬쇠 중심에 호텔을 예약했다. 

체크인하고 오로라 투어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챙겨 온 음식을 꺼내서 먹고 오로라 투어장소와 돌아다닐 곳을 좀 알아보다가 침대에 누었다. 투어 전까지 잠깐 눈 좀 붙일까 하다가 어딜 가도 하루종일 밤인 나라라서 이대로 누워있다간 영원히 깨지 않을 잠에 빠져버릴 것 같았다.   

어둠과 피로의 유혹을 간신히 물리치고 투어 가기 전 이곳 지리도 익힐 겸 동네 산책을 하러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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