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화.

생각의 꼬리를 자르는 법.

by MissP

1. 단순하게 됨. 또는 단순하게 함.


단순.

1. 복잡하지 않고 간단함.


순간, 매우 찰나의 순간.

온몸이 떨리며 숨이 막혀온다.

형태 없는 쓰나미는

순식간에 나를 덮친다.

동공은 풀리고, 목구멍은 달짝 거리며

숨을 꼴딱인다.

눈물이 흐르는 건 매우 빠른 찰나의 순간.

온몸이 딱딱하게 굳으면, 그때.
아마도 죽을 때까지 지울 수 없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겠지.


어느샌가 생각이 많아지면서, 이상한 생각들이 밀고 들어올 때가 있다.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어떤 사건이나 혹은 너무 한가할 때는 특히 그렇다. 개인적으로 일부러 쉬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쉬는 중이라면 한층 더 그렇다. 불안과 섞여 매우 뒤죽박죽이 된다.


나는 스스로의 상태를 보통은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명상이나 요가로 정신을 집중하고자 했었다. 몸을 꺾어가면서 느끼는 감각에 집중을 하면, 어느새 '여기에 있다'에 집중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못할 때가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명상이 나를 상상의 세계로 끌고 갈 때가 있다.


명상의 기본은 '없다, 그리고 현재'이지만, 눈을 감은 순간 머릿속의 풍경이 내 몸에 나무를 자라게 하고, 줄기를 만들고, 꽃을 피우게 하고, 숲을 만들고, 작은 다람쥐부터 큰 늑대까지 온갖 동물들을 만든다. 나는 움직일 수 없다.


때로는 나를 저기 깊은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나는 점점 푸른빛을 지나 어두워지는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그러면서 시야는 점점 더 어두워지고, 한줄기 빛도 없는 곳으로 밑바닥이 꺼지며 빨려 들어간다. 하락하는 지점을 알 수도 없이.


베셀 반 데어 콜크 교수님의 책 '몸은 기억한다.'를 보면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정말 희한하게도 인체는 답을 알고 있다. 스스로 답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알고, 그 길로 알아서 찾아간다.


사실 인간은 이토록 단순한데도 불구하고, 삶이 하도 복잡하다 보니 어디에 걸음을 맞추어야 할지 알지 못할 때가 많다.


깊게 생각한다, 사유한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자 필요한 것이지만, 그만큼 어둡고 앞이 보이지 않는 심해와도 같다. 우리는 아가미가 없기에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눈앞의 어둠에 질식하게 되어버린다. 그 어둠에 끌려 빠져 죽고 말 것이다. 당신을 사로잡는 그 생각은, 어쩌면 스스로가 만들어낸 감옥과도 같다. 당신의 케이지는 상어 떼를 피할 수 있다고 여겼지만, 상어 떼 사이로 빠져가 바닷속 깊이 가라앉고 말 것이다.


생각의 깊이가 도를 넘어가면, 그때는 생각을 좀 더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만으로도 케이지의 줄은 단단히 끊어지지 않고, 언젠가는 당신을 숨 쉴 수 있도록 지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첫째,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현재, 현실에 일어났는가?

셋째, 내 생각이 현실에서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내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보통 기본으로 하여, 스스로와 계속해서 질의문답한다. 물론 혼잣말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반드시 혼자 있어야 한다. (누군가한테 미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진 않으니까 말이다. 가끔 길에서 튀어나올 때는 통화하는 척이 좋다. 히히히..) 말은 힘이 강력해서, 말하는 순간 내 귀를 스쳐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그 말의 반응을 반드시 이끌어낼 수 있기 마련이다.


모든 생각들을 단순히 말하고 듣고 다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히 당신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


당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은 당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당신은 현재, 0000년 00월 00일 00시에 00에 두 발로 딛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 걱정 말아라. 당신은 생각보다 안전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