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것.
나는 참 단순하다.
화가 났다가도 사과 한마디에 금방 기분이 풀려 헤헤거리고 성질이 났다가도 맛있는 걸 입안에 넣어주면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복잡한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이 복잡함이 그저 내가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남들보다 더 성격이 지랄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나는 나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남들이 볼 때 도도하고 예민해 보인다고 하지만 막상 친해지면 하는 소리가 보이는 것과 많이 다르다였다. 꽤나 단순하고 알기 쉬운 사람이며, 생각보다 카탈스럽지 않다. 하지만 쉬운 사람은 아니다는 거다.
모든 사람이 다 내 입맛에 맞출 순 없다. 그러기에는 그들도 감내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을 테니 말이다.
웃긴 일이 하나 있다. 나는 강습을 하나 듣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애정 어린 눈빛, 친해지고 싶다는 눈빛을 보내시며 예쁘다, 예쁘다고 하신다. 아가씨는 어디가 너무 예쁘다, 어쩜 이렇게 고울꼬.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 사실 뭐 그리 예쁘겠냐만은 빈말일 거라 생각해도 듣고 나면 기분이 너무 좋다. 어릴 때는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도 당연하다거나 별 감흥이 없었는데 말이다. 지금 나를 누가 예쁘다고 해주겠는가.
그러면서 한 가지를 느낀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에게 다정한 어르신이 되겠다. 젊은이들이 느낄 때, 저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어르신이 되어야겠다. 뭐 이런 것들.
물론 젊은이들보다 나이를 먹은 자가 여러모로 훨씬 여유가 있으며, 품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렇다. 나는 좀 더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아직도 서툴고 풋내 나는 촌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씩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가고 싶다.
몸이 크니 알아서 밥도 해 먹고, 빨래, 설거지도 하고, 일도 하고 어느 정도 사람들과의 소통도 하고 예의도 차리지만 나는 아직도 어리다.
항상 서툴고 마음대로 안 되는 것에 화도 나고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질투도 많이 한다. 누군가를 많이 좋아했다는 것을 엄청 뒤늦게 깨닫기도 하고, 덕분에 마음이 엄청 아프다는 것도 느끼기도 한다.
나이를 먹었지만 생각 없이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욕도 많이 하고, 이래저래 해야 한다고 흥분도 많이 한다. 나쁜 사건들이 일어나면 나는 너무 화가 나고 짜증도 많이 난다.
나의 감정 표현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무관하게 매우 큰 편이어서 남들이 볼 땐 힘들지도 모른다. (사실은 스스로의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내가 제일 힘들다.)
기본적으로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고, 큰일에는 큰 감동과 기쁨을 느낀다. 장난을 좋아하고 내 아이 같은 면을 사랑한다.
소화가 잘 안 되어 방귀가 나오면 깔깔거리고 웃기도 하고, 스스로 방귀대장 뿡뿡이라고 하면서 놀리기도 한다. (쓰고 보니 이쯤 되면 정신연령이 조금 의심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매우 사랑한다. 그래서 나에게는 여기에 좀 더 다정함 한 스푼과 돌려 말하기 기능을 좀 더 추가해 주면 지금보다 좀 더 멋진 어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면 내 웃는 얼굴에 사람들은 매우 행복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