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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Oct 15. 2020

달리면서 깨달은 직장 생활 속 세 가지 노하우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달리기만큼 지루한 운동도 없다. 하지만 지루한 운동들의 장점은 지구력을 늘려준다는 것에 있다. 20분 정도 뛰기 시작했을 때 포기하고 싶은 엄청난 충동이 밀려온다. 그때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포기하면 무척이나 편하겠다는 생각과 주변에 살쪘다고 놀리던 친구들의 비아냥거림이 스쳐 지나간다. 어쩔 때는 힘듬을 참고 뛸 때도 있고, 때로는 쉽게 포기해버리는 날도 있다. 


보통 나의 달리는 스타일은 세 가지이다. 그리고 스타일에 따라 매번 깨닫는 교훈이 다르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달리기를 하다가 중간에 포기한다.


최근에 러닝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확실히 혼자 뛸 때보다 함께 뛴다면 같은 거리라도 조금 더 힘내서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힘든 것을 똑같다.


대신 포기할 변명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 '남들은 다 뛰고 있는데 지금 여기서 쉬면 쪽팔리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변명거리를 생각하는 사이에 5분은 더 뛰게 된다. 그러다가 숨이 너무 차서 포기를 하게 되어 버리면 함께 뛰던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포기하고 1초 뒤까지는 같이 뛰던 크루들의 등이 보인다.

포기하고 5초 뒤에는 그들의 등이 하나의 점이 되어 보인다.

다시금 힘을 내서 따라잡아볼까 하지만 눈 앞에 점들은 점점 멀어진다.

다시 포기하고 10초 뒤에는 어디에 갔는지도 모르게 점이 사라져 있었다.


우리의 삶 또한 이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쉼 없이 달려오다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포기하는 건 내 자유지만 순간의 포기로 경쟁에서 빠르게 뒤로 밀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쉴 수가 없다.



두 번째. 처음부터 쉬지 않고 전력으로 달려보았다.


하루는 기분이 좋아 시작부터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상쾌한 마음과 신나는 음악으로 즐겁게 러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분은 3분이 채 가지 않았다. 무척이나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잘 달리지도 못하는 사람이 갑자기 빠르게 달리게 되면 당연히 몸에 무리가 오게 된다. 마음가짐에 몸이 따라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체력이 없으면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하지만 체력이 없으면 정신력도 없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체력이 필요하다. 지쳐있는 상태라면 내가 평소에 하지 않았던 말이 나오기도 하고, 쉽게 포기하게 되어버린다.


의욕을 내세우기 전에 그 의욕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스스로에게 있는 물어보자. 그리고 스스로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어떤 다짐을 해도 실천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도록 하자.



세 번째. 매우 느리지만 끝까지 뛰어보았다.


1km를 7분 30초 정도의 속도로 뛰어보았다. 정말 제자리에서 뛰어가는 속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 속도로도 20분 정도 달리고 나면 숨이 차고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속도를 내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한 달에 하루에 30km를 뛰는 것보다 하루에 1km씩 매일 뛰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달리기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모든 일이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달라지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내일 소개팅이 있다고 오늘 10km를 뛰어봤자 살은 빠지지 않는다. 나의 모습을 바꾸는 건 식습관과 생활습관이듯 꾸준함만이 나를 바꿀 수 있다.


달리기를 뛰는 이유는 체중 감량이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구력 향상이다. 무언가를 할 때 무조건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력이 높다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매달려 버텨볼 수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 속에 경쟁은 마치 달리기와 같다. 쉼 없이 뛰어야 하고 주변 사람들보다 앞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 생활 이전에 나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의 삶의 시작점은 모두가 다르고, 방향 또한 천차만별이다. 다른 스타트 지점에서 서로 다른 곳을 향해 뛰고 있으니 사실 경쟁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정도가 공통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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