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사장 Oct 17. 2020

나이 먹을수록 할 게 없다고 느끼는 이유

업무는 기억이 나지만 퇴근 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말 아침에 눈을 뜬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기분이 좋다. 하지만 어느덧 오늘 뭐하야할지 고민하는 내가 있다. 


해야 할 것들은 많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할 것은 없다. 책도 읽어야 되고, 운동도 해야 하고, 등산도 가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나는 지금 할 것이 없다.


버킷 리스트에는 수십 가지가 적혀있지만 시간이 생기면 정작 하는 것이라고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 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왜 이렇게 보내게 되는 것일까.




첫 번째. 내 인생에 대해서는 업무만큼 계획적이지 않다.


회사에서는 지난달 내가 어떤 업무를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심지어 다음 달에 무엇을 할지, 올해 전체적인 방향성이 어떤지까지도 대략적으로 알 수가 있다. 그렇기에 업무를 분배하고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삶에 있어서는 어제 했던 일 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일 뭐할지에 대해서도 딱히 명확하지 않다. 계획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삶은 회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내 삶에서 하고 싶은 것들은 회사에서 퇴근하고 시간과 체력이 남으면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별도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내 삶 전부를 회사에 바칠 것이 아니라면 내 삶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방향성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올해는 어떤 삶을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내 삶의 시간에 진행할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두 번째. 뚜렷한 목표와 인센티브가 없다.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즉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우리가 회사를 출근하는 이유는 월급을 주기 때문이다. 돈만큼 강력한 동기부여는 없다. 돈기부여가 최고인 것이다.


나라는 직장에 출근하여 일하기 위해서도 명확한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30 페이지 책을 읽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정도의 보상을 줘야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아이와 다르지 않은 면들이 있다. 어린 조카를 설득할 때 장난감을 사준다고 회유하는 것처럼 나이 먹은 직장인도 무언가를 해준다고 해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투잡이 유행이다. 돈을 더 벌고 싶다는 목적도 있지만 허망한 자기 삶의 돈기부여를 주기 위해서 투잡이 유행이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세 번째. 실제로 할 게 없다.


어릴 때는 새로운 것만 먹어도 신이나던 시절 있었다. 뭘 먹어도 처음 먹어보는 것이고, 어딜 가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첫 경험만큼 자극이 큰 것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것들이 경험해봤거나, 경험했던 거랑 비슷한 것들이다.


직장 선배들은 그럴 때 결혼 또는 육아를 한다고 한다. 솔로일 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 해봤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게임으로 치자면 2차 전직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말을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해야 된다고 이해했다. 실제로 지금 할 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평소에 자신이 있는 아늑한 환경과 삶의 루틴에서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더운 곳에는 더운 것에 맞춰서 살아남고, 추운 곳에서는 추운 것에 맞춰서 살아남을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감으로써 새로운 것들에 적응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무한 도전'이나 '놀면 뭐하니'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매번 유재석 님께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놀라운 업적으로 해내기 때문이다.


지금도 침대에 누워서 할 게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자신이 평소에 전혀 해보려고도 하지 않는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곧 어영부영하다 보면 송년회 시즌이 다가온다. 직장인이 되고 매년 송년회 때 하는 멘트가 똑같은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딱히 회사에서 일한 것 외에는 나의 삶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던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 없이 나이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힐 때가 있다. 나이 먹고 후회하지 않고, 안주 거리로 삼을 수 있는 많은 추억 거리를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리면서 깨달은 직장 생활 속 세 가지 노하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