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이 아닌 바람
뺨에 스치는 바람이 좋아,
그래서 손으로 움켜지려 손버둥을 친다.
잠시 머물다 간 그 바람만큼이나
당신은 온데간데 없다, 멀리 있다
가장 사랑하는 계절, 봄
따뜻해서 좋았고
셔츠의 양 소매를 두 어번 접어 올려
손목이 시원해서 좋았고
당신과 같은 계절에 태어나서 좋았다
봄을 준비하다 당신은 가버렸다
봄이 왔다
당신은 오지 않았는데 봄이 왔다
바람이 불어왔다
저 벚꽃나무보다 더 멀리 있는 당신에게
내 뺨을 스치던 이 바람이 닿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봄을 사랑하고 싶다
이 마음이 바래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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