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하 Sep 23. 2024

선생님은 안 돌아가도 되는데

힘든 거 다 끝났는데 뭐

오늘 '치킨 마스크'라는 책으로 3교시에 도덕 수업을 했다. 

자존감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선택한 책으로 

치킨이 '다른 친구들은 다 잘하는 게 있는데 나는 애 없지'라고 생각하다가 '나는 마음씨가 착해! 꽃에 물을 주잖아!'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그중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애들한테 물어봤다. 


"너희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


"네"

"아니요. 지금까지 공부한 거 아까워요."

"선생님은요?"


"선생님은 지금 좋은데. 난 이제 힘든 거 다 끝났는데 뭐.

 쌤은 수능도 끝났고 대학교도 다 졸업했는데"


"수업해야 되잖아요"


"수업은 재밌는데ㅋㅋㅋ 다 아는 건데 뭐"


"저 같은 애들 봐야 하잖아요"


"쌤은 뭐 감당가능하지"


"오~~~~~~~"

"쌤 하면 좋아요?"


(그 후 마지막 6교시)

소프트웨어교육을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데, 수업 시작 때 드론 축제를 언급했다. 


"얘들아 요즘 드론축제 하는데 가봤니"


"아니요."

"어 저 작년에 갔는데"


"쌤은 어제 한강 갔는데"


"남자친구랑요?"

"오 역시"





작가의 이전글 남자 꼬실라고 저런 옷 입고 다니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