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감
나를 알게 된 남자들은 나에 대해 어떠한 신뢰감 같은 것을 가지는 듯하다. 그에 비해 나는 경계심을 품는다. 그들이 나에 대해 신뢰감을 가질수록 나는 더욱더 경계심을 품는다.
어떤 남자는 사귀고 나서 1번밖에 만나지 않았는데 해외여행 계획을 하고, 어떤 남자는 아직 사귀지도 않는데 1박 2일 여행을 가자며 숙소 예약까지 알아봤다. 이럴 땐 참 빠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샴푸 선물 같은 걸 해줬다. 둘 다 감정이 크지 않을 때는 한 명이 다가가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빴다. 둘 다 감정이 크지 않으니 관계 진전이 안되고, 나이가 어느 정도 찼으니 예전 같은 감정은 안되니 그냥 내가 좀 더 다가갈게라는 오만함으로 들린다. 이런 것이 연애고 결혼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얕은 관계에서의 스킨십은 나에게 있어 아무것도 채워줄 수 없다. 차라리 육체적 관계를 제외한 소통이 나를 더 채워준다.
6개월 이상 만난, 여러 사람이 관련된 동아리 등에서 만난 관계는 물론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만난 장소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인가 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며,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
유튜브로 음지에 있는 사람들의 영상을 종종 보곤 한다. 사창가에서 일하는 여자 인터뷰 같은 것들.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본다. 그런데 어떤 상황이 됐든 나는 그런 식으로 나의 몸을 내던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거기 가는 남자들도 상종하고 싶지 않다. 거기서 만나서 결혼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나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살아줬으면 좋겠다.
*
악을 아는 것
이 시대는 사기가 너무 많다. 문자 링크부터 보이스 피싱, 로맨스 스캠 등 그래서 자신이 악하게 살지 않는 것과 별개로 악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현명하게 살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초등학생도 연애하고 싶어 한다.
학교에 있는 5학년 애들도 이성에 대한 관심이 있고 연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이성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인데 요즘 연애 안 하는 청년들, 비혼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물론 연애를 자기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은 딱히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사회문제로 삼으면서 연애를 도대체 어디서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구조와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사람을 여미새, 남미새라고 몰아가는 여론(물론 정말 문제가 되는 소수도 있겠지만), 몇 살이 넘어가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그런 얘기(이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요소도 있지만)가 불안감과 박탈감을 조성하는 것 같다.
어쨌든 멀쩡한 정신으로 살아가기가 더욱더 힘든 시기는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