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왜 그랬는지 몰라, 그냥 나였다》
《그때 왜 그랬는지 몰라, 그냥 나였다》
35살의 나. 결혼은 못했고, 아이도 없고, 오래 간 연애도 없다.
하지만 네가 평생 못 만날 잘생긴 남자들이 내 침대엔 앉아 있었고, 그 장면은 내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다.
나는 기록했다. 내 감정, 욕망, 한심한 순간, 존나 웃긴 회상까지.
네가 부끄러워 숨긴 그 장면들로 나는 소설을 썼다.
네가 혼자 울고 지운 카톡을 나는 복원해서 3천 자짜리로 팔았고,
네가 비밀로 간직한 사랑을 나는 버젓이 공개했다.
우린 다른 방식으로 산 거야.
지난 7년 간 한 번도 빠짐없이 일 년에 한 권씩 낳았다.
그리고 나한테 이 방식이 더 잘 맞더라. 미안하지만.
첫 일러스트판을 내며 작가의 말
-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 날이 떠오른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설렘은 시발 이건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에서 나오는 설렘이었으며, 두려움은 사실 없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다고 말하는 편이다.(아빠 미안해요! 그래도 돈 많이 버니 이제 가끔 집에 가도 별 말 안 하신다.) 그때의 나는 서둘러 이 글들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돈이 급했기도 했고)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내 삶은 그 어떤 길거리 무당도 알 수 없고, 한 번 노선을 탄 삶은 돌이킬 수 없다. 이제는 그것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편의점에서 호기심에 처음 샀던 말보로 레드를 떠올린다. 빨간 바탕, 아래쪽엔 세모와 네모가 합쳐진, 뾰족하게 잘 깎인 하얀 연필모양 디자인. 그 애를 사면 불을 붙이고 싶고, 불을 붙이게 되면 입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 이 또한 내가 저지른 모든 것의 결과이다. 이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며 앞으로 출판계에 남은 생을 바치겠다.
오늘 아침, 이 책이 어느덧 30개국으로 번역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답답한 마음 풀어낼 곳 없는 늦은 저녁, 좁은 방 한구석에서 쓰기 시작했던 글이 어느덧 이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읽힌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동시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무튼 이 책이 아니었으면 이번 주말에도 왕복 4시간의 지옥철을 탔을 테니, 지난 18년 간의 지옥철 생활을 이렇게 마감하게 됩니다. 모두 당신들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Thanks to john.
My past lovers couldn’t handle me as a girlfriend, but over time, they’ve become my loyal readers. Whenever a new book is published, they are the first to reach out, saying, ‘What I regret most about breaking up with you is not being able to read your drafts before anyone else.’ They often complain, half-jokingly, that they miss the days when they had access to all the different versions of my writing.
To these inescapable readers of mine, I dedicate this piece.
The illustration for this essay was drawn by John, an illustrator I met during my trip to Australia five years ago. Throughout the process, he was the best creative partner I could have asked for—bringing my imagination to life with perfect precision. My gratitude goes out to him.
Still purring, still cute, forever you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