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입원
아직도 기억한다.
부모님이 나를 강제 입원시켰던 그날을.
그때의 나는 누가 보더라도 불안정했다.
대학 생활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미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를 사랑한다고 했던 그녀는 말없이 사라졌고, 하늘 같았던 부모님은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모든 게 무너지고 있었다.
무기력했다. 하루하루 멍하게 흘러갔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감정은 점점 둔해졌고, 마음은 더 깊이 가라앉았다.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들려오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연락을 주고받던 사람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의미 없는 농담, 헛소리, 공허한 말들. 나는 점점 사람들에게 짐이 되어 갔고, 그들은 천천히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나를 볼 때마다 한숨을 쉬었고, 부모님은 눈물을 흘렸다.
나는 망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부모님은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가자고 말씀하셨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으니, 나도 진료 정도는 받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별다른 의심 없이 병원으로 따라갔다.
그때의 나에게, 부모님 말을 거역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도착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느닷없이 서류를 내밀었다.
"여기 서명해 주세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시키는 대로 펜을 들어 이름을 적었다.
그것이 입원 동의서인 줄도 모른 채.
부모님이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씁쓸하게 웃으시던 미소만이 기억날 뿐.
아버지는 도망치듯 병실을 벗어나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문은 닫혀 버렸다.
그 순간, 감정이 뒤틀렸다.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들이 나를 속였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죽이고 싶을 만큼.
처음엔 그냥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때의 나는 그런 성격이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어차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났다.
하얀 벽, 차가운 바닥,
낯선 사람들, 닫힌 문.
모든 것이 낯설고도 불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여기서 잠깐 치료를 받고 나가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며칠이 지나도록 퇴원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갇혀 지내야 했다.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이게 진짜 맞는 거야?’
낮에는 텅 빈 벽을 바라보았고, 밤에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렀다.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이건 잘못됐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병실의 답답한 공기가 폐를 짓눌렀다.
질식할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손이 먼저 움직였다.
뭔가를 던졌다.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이게 맞는 소리다.
이게 내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다.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뭔가를 더 부수고 싶었다.
닥치는 대로 던졌다.
의자를 걷어찼고, 벽을 쳤다.
간호사들이 뛰어왔다.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거칠게 몸부림쳤다.
빠져나가야 했다.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결국, 나는 제압당해 침대에 묶였다.
팔과 다리는 침대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진정하세요."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피부를 뚫었다.
몸이 점점 가라앉았다.
눈앞이 흐려졌다.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