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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부

과거의 모든 발걸음은 나의 일부

by 하늘
누구나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있지 않다. 매일 조금씩 걷다 보면 어느새 저 멀리 와버린 나를 발견하곤 하니까.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의 성품, 말투, 태도 같은 것들은 나의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나의 일부인 지난날들이 사라져 가는 게 아까웠다. 나의 좋은 성품에 영향을 준 이야기들은 기억하고 실수했던 일들은 반성하기 위해 그렇게 조금씩 매일 기록했다. 그 이야기들이 모이니 글이라는 매개로 어떤 주제를 정하여 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행 에세이를 장르로 선택한 것은 그동안 내 기억에 가장 진하고 오래 기억된 일이 자유로이 여행하던 그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살면서 누구나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한 번쯤은 가는 여행이고, 누구나 여행하며 경험했을 뻔한 이야기지만 그 진부한 여행이 이토록 행복하게 기억된 건 나만의 방법으로 여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드로잉을 하며 나다운 여행을 했던 그때가 지금의 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드로잉 썸머>.드로잉은 나의 일부이면서 나의 전부를 보여주기 위한 시작이다.


여러분이 만약 어떤 주제나 장르로 에세이를 써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먼저 나의 일부인 지난날들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안에서 나만이 가졌던 독특한 경험이나 이야기들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잘 생각이 안 난다면 우리의 기억에 도움이 되어줄 과거의 사진첩을 뒤적여보라.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보다 추억 여행하는 일도 재밌을 거다.^^ 거기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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