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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영감 노트

열정은 뛰는 것.

by 하늘
2021년 1월 19일 화

출근길,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뛰는 사람들을 보았다. 지하철을 향해 뛰는 걸 보니 지하철 차 시간이 다되었나 보다. 나도 뛰고 있다. 카운트 다운되는 초록색 신호등을 향해. 시간 앞에서 우리는 초조해진다. 특히나 약속시간. 그 시간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겠지. 시간을 잡기 위해 택시를 타기도 하고 전력을 다해 뛴다. 마음은 이미 목적지에 가있다. 한참 뛰던 시간도 지하철을 아슬아슬 타게 되면, 신호등 시간 안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고 나면 안도한다. SAVE!!! 이제야 안도의 한숨도 길게 푹 내쉴 수 있다.


요즘 열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다. 최근에 아이들과 열정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 나눈 날 이후부터다. 마음 책(수업으로 감정 단어를 설명하는 동화를 읽는다.)에서는 열정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무엇에 열정을 가진 사람인가. 의욕이 충만했던 작년 이맘때가 떠올랐다. 처음 직장에 들어와서 나는 눈빛만으로도 의욕을 증명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나의 의욕이 책으로 글로 옮겨졌지만 이것도 곧 시들해졌다.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열정이라는데. 얼마 가지 못하는 것은 누구나 겪는 것이겠지? 그저 제시간에 타야 하는 지하철에 들어선 순간이라고 하자.


꿈도 비슷한 것 같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그 순간의 열정이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허무해지는 것과 비슷할 테다. 목표, 그 너머의 것을 생각해야 할 텐데. 눈앞에 목표만 생각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럴 때면 목표를 달성해도 너무 쉽게 허무해진다. 최악은 어쩌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지각할 듯 아슬아슬한 출근시간 앞에서 헥헥거리며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이 열정을 다하던 그 시절 같다. 결국 시간에 맞춰 교문을 통과하게 되면 기분 좋게 교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달리느라 힘들었던 걸 또 잊어버리고는 내일 아침 또 헥헥거리며 뛰고 있다. 열정은 추억하면 안 된다. 똑같은 열정을 반복하지 말고 금세 잊어버리고 다른 열정을 찾아야 한다. 또 같은 자리에서 지각을 면하기 위해 뛸게 아니라 그 목적지에서 할 수 있는 또 다른 목적지를 찾아 달려가야 한다. 열정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는 하지만 목적이 아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벌써 1월도 다 가고 있지만 아직 1월이다. 지난해 가장 열정적이게 살았던 것 같다. 올해는 다른 열정을 찾아보련다. 올해는 매년 하듯이 새해 목표 따위를 다이어리 맨 앞장에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속으로 계획하고 있는 소망하는 일들이 있다. 어쩌면 내 삶에서 아주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무모 해지는 것, 그걸 올해 해보려고 한다. 더 이상은 주저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우선은 영감 노트를 열심히 써봐야지. 뭐라도 자꾸만 떠오르는 생각을 남겨야지. 그래야 행동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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