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 사랑은 또렷한 형태를 띠었다

하루치 치고는 많았던 그 날의 낭만

by 금요일
그 날, 나 본 것 같아

사랑이 어떤 모양인지

맞아, 그 얘기야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는 그 밤에 있었던


열한 시간 비행 내내 커지기만 했던 감격과 설렘, 프라하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이런 완벽한 저녁 식사가 내 생에 또 있을까 생각하며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던 바로 그 순간에, 사랑이 보였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인 형상으로.

사랑을, 보았다


눈코 입이 없는 뒷모습으로는 거짓 표정을 지을 수 없다. 꼭 잡은 손은 때로 천 번의 키스보다 더 간절한 언어가 된다. 그리고 나란히 바라보는 풍경에서 당신은 더 환하게 보인다, 마주 볼 때보다.


한참을 봤다. 24시간째 깨어있다는 사실은 고사하고 여기가 어딘지도 잠시 잊었다.

훗날 누군가가 혹시 사랑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그 날 나 눈으로 사랑을 보았다고, 프라하에서 맞은 첫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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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나를 사로잡은 이 땅의 낭만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었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생소한 골목들을 그저 내 안에 찰랑대는 감정에 맡겨 뒤뚱뒤뚱 걷다 보니 사랑들이 참 많이도 보인다. 배경도 크기도 다르지만 분명히 닮았다. 함께하는 그들의 모습들은 어느덧 같은 형태로 보인다.


그렇게 도시는 서로 닮은 형상들로 채워진다.

그 밤 내가 보았던, 하루치 치고는 많았던 낭만.

그 또렷한 형상을 언젠가 나와 당신의 뒷모습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 고백할 것이다.


나, 사랑을 본 적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