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완벽한 청혼(請婚)이었어

당신이라면, 이 다섯 장 중 어떤 감정을 선택하겠어?

by 금요일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그들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모든 이들이 꿈꾸는 프라하의 봄, 언제나 인파로 가득한 카렐교.

이 곳에선 매 초마다 세상의 주인공이 바뀌고 저마다의 베스트 씬이 펼쳐진다.


그 곳에서 마주한 수천만 장의 장면 중 유난히 이 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구름 뒤로 숨은 봄햇살과 함께 이 땅의 낭만도 잠시 숨을 고르던 늦은 오후

깜짝 이벤트가 벌어졌다. 두 사람만의 것이지만 이내 모두의 것이 되었던.

사내는 무릎을 꿇어 반지를 내밀고

여인은 미소와 수줍은 손으로 화답한다

미리 준비한 듯 아코디언 연주 위로

다리 위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흐른다


그림 같은 눈 앞의 장면에 연인의 표정보다 먼저 주변을 돌아본다.

어딘가에 로맨틱 영화의 감독과 카메라가 있을 것 같아서,

우연히 만났다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완벽한 연출 같은데.


입을 맞추고, 마주 본다.


서로가 같은 마음인 것을, 그 믿을 수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싶을 만도 한데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들은 한 마디 말도 없다.


어쩌면 두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순간을 인간의 좁은 단어들 속에 가두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인지.

사랑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 순간

손과 입술보다 심장을 먼저 맞대는 것은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랑의 본능인지도.


그들은 그렇게 한참을 맞닿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