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사무실에서
혼자 사무실에서
추석특집 준비 하느라고 혼자 나와서 있으니
적막한 속에 뭔가 상념이 몰려 온다.
이 건물에서 벌써 18년째,
머리는 희끗희끗해 지고
아이도 둘 있고
배는 나오고
그리고
내 푸른 꿈은
어디로 갔을까?
내 푸른 꿈,
아무도 모르는 내 꿈,
건너편 벽시계는
여전히 쉬지 않고 가고 있고
내가 잊어 버린
아니 잃어 버린
내 푸른 꿈,
내가 입사 했을 때 나이의 후배는
바로 옆에 있고
참,
세월...
무엇을 했나?
그 긴 세월에,
아마
내 옆의 친구도
18년 뒤엔 나같은 생각을 할테지
이 창가가 보이는 자리에서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고
나의 아이들은 알까?
나의 꿈을,
내가 가슴 깊이 간직했던
그 꿈을,
아버지는 그래도
푸른 하늘을 보여 주려고
열심히 살았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 또한 부질 없는 짓,
그게 아이들이랑 무슨 상관이야,
아,
한적한 토요일 오후의 사무실에서
자판소리만 들리는 사무실에서
5층 사무실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만한 사무실에서
온갖 상념을 자아내는 사무실에서
푸른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