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패설 15

- 혼자 사무실에서

by 우인

혼자 사무실에서


추석특집 준비 하느라고 혼자 나와서 있으니

적막한 속에 뭔가 상념이 몰려 온다.


이 건물에서 벌써 18년째,

머리는 희끗희끗해 지고

아이도 둘 있고

배는 나오고

그리고

내 푸른 꿈은

어디로 갔을까?


내 푸른 꿈,

아무도 모르는 내 꿈,


건너편 벽시계는

여전히 쉬지 않고 가고 있고

내가 잊어 버린

아니 잃어 버린

내 푸른 꿈,


내가 입사 했을 때 나이의 후배는

바로 옆에 있고


참,

세월...

무엇을 했나?

그 긴 세월에,

아마

내 옆의 친구도

18년 뒤엔 나같은 생각을 할테지


이 창가가 보이는 자리에서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고

나의 아이들은 알까?

나의 꿈을,

내가 가슴 깊이 간직했던

그 꿈을,


아버지는 그래도

푸른 하늘을 보여 주려고

열심히 살았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 또한 부질 없는 짓,

그게 아이들이랑 무슨 상관이야,


아,

한적한 토요일 오후의 사무실에서

자판소리만 들리는 사무실에서

5층 사무실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만한 사무실에서

온갖 상념을 자아내는 사무실에서


푸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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