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작은 목표들을 만들기로 했다.
내가 살기 위해서 별의별 방법을 다 써보기로 했다.
생각나는 대로 던져본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싶다.
작년엔 생각이란 것 자체가 사치고,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머리도 마음도 번아웃이 된다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
번아웃된다고 그냥 있으면 그냥 바보가 된다.
바보뿐 아니라 뒷걸음질 치는 방법이 된다.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이 뒷걸음질 친다고 생각하니까 화가 났다. 그래서 내 돈 공부에 집중하기로 한다.
작은 목표는 큰 목표로 막고, 소심한 결심을 이루기 위해서는 큰 결심이 있어야 작은 것을 수행할 맛이 난다.
2년간 내가 시도해 본 방법들은 일단 소거해서 시행하기로 하자.
1. 정신과 상담
감정이 모두 섞여 있는 상태에서는 소통이란 게 되지 못한다.
아이뿐 아니라 나의 내상도 심한 것인데, 사실 정신과라는 곳이 그렇게 친절하거나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갔던 정신과 선생도 사람인지라, 그들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조종받는 다고 생각하니까
도저히 발전이 없다고 느껴졌다.
아이와 선생과 나를 트라이 앵글로 놓고 보니 그 삼각관계에서 난 슬그머니 빠지고만 싶었다.
아이에게는 무조건 잘한다 잘한다 하지만 나에겐 온갖 실수만 크게 보였으니...
잘 될 턱이 없었다.
소득 없는 일들에 돈을 쏟아붓고 있으려니 정신과 선생의 체스판에서 난 빠져나왔다.
자신의 신념을 환자가 믿게 하려면 그만큼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똑똑한 자들은 이해를 못한다.
난 전문가 집단에 대해서 더 불신하게 되었다.
2.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조해보기.
멀리서 사물을 본다는 것은 객관화하거나 나를 좀 멀리 밀어 놓는 것이다.
내가 멀리 있으려면 마음만 먼 것이 아니라 몸도 멀리 있어야 한다.
왜 미술 데생을 할 때 다들 일정한 거리에서 지켜보고 그리지 않는가.
사람도 더군다나 움직이고 말을 하기까지 한다.
얼마나 까다로운 사물인가.
말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끔찍한 소음인지 느껴보기 전까지는 가늠이 안되었다.
점점 나는 입을 닫게 되었다.
3. 내가 관심 갖는 일에 집중하기.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동안의 일들을 보상받기라도 할 것처럼 돈 공부를 시작했다.
닥치는 대로 읽고, 신문을 보고, 내가 자격이 될까 싶었던 스터디도 들어가서 수업을 들었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따라가기도 힘들었고, 어려웠지만
그 이너서클에 속해 있을 때면 잠시라도 잊을 수가 있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들이었는지...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것이어서 견딜 수가 있었다.
마음속에 감정을 꺼내놓지 않아도 되는 조직에서는 마음 편히 있을 수가 있었다.
대신 집에서의 모든 일은 남편이 일임하고 지내기로 했다.
4. 신경 끄기.
관조하는 것뿐 아니라 스위치를 내려버렸다.
작년엔 그렇게 하려고 해도 안되던 일을 여름을 지나가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아이 인생에서 나를 칼로 살짝 도려내고 싶었는데 나 혼자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공부가 문제가 아니고,
성격이 문제가 아니고
지금까지 누적치가 임계점에 달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남보다 못한 관계란 이런 관계가 아니었을까.
어느 날 내가 죽어도 아이들이 살아갈 정도의 괜찮을 정도의 자산만 남겨주면 되겠다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작년을 살아왔다.
그만큼 절박한 작년이었기에 올해는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소가 부족한 물속의 붕어처럼 겨우 숨이 달랑달랑했었다면
올해는 산소가 생겼지만 아직도 수면 위로 올라가서 산소를 매달고 와야 편안해지는 순간이 있다.
조바심을 내지 말고 다시 일 년을 살아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내 인생을 좀 더 똑바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단독자로서 누구에게 휘둘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휘둘림이 설령 아이일지라도....
아이가 핑계가 아닌 수많은 나의 선택을 온전히 하고자 결심을 했다.
그래서 올해는 아주 작은 결심들부터 지키기로 했다.
1. 아침에 신문 읽기.(한 달간) 새벽 조간신문 읽기.
2. 장보고 가정일에 너무 신경 쓰지 않기.
3. 감정적인 인들에 화내지 말고 중간을 유지하는 삶.
멘털 관리.
4. 하루에 적어도 6 천보 이상 걷기.
5.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삶.
6. 회사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내 길 가기.
퇴사하기 위한 전초적인 삶을 살아가기.
7. 메모와 정리.
비슷한 하루를 매일매일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한달을 제대로 살아내는 게 나의 목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