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엄마가 필요했다

밤톨이 이야기

by writer pen name

돈 공부 스터디를 지난해부터 시작했었다.

원래 돈 버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사람이 전업주부로 10년을 꼬박 있었다.

좀이 쑤실 만도 했다.

대신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라서 나눠서 조금씩 해야 했다.

그런데 작게 하는 스몰 워크는 사실 성과가 없다.

파격적이고 획기적으로 바꿔야지만 나 자신이 변화할 수 있다.

돈을 버는 일이 나에겐 자립의 일로 느껴졌다.

회사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균열이 생긴 거 같았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내가 must be 해야 할 일에

무게추를 더 놓아두었던 듯하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핑계로 많은 일들을 생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해야 할 일들을 외면하면 댓가를 치루게 된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아이 저녁을 차려서 공부 테이블에 놓아 달라고 하고

다 먹은 뒤 처리하려고 보니 반찬이 남았더랬다.

반찬은 미리 덜어서 놓고 먹지 그랬냐고 했더니

둘째가 엄마가 잘못한 걸 자신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화를 낸다.

엄마는 항상 다른 말을 한다면서...

반찬 남기지 말라고 한 말이 거의 독화살이 되어서 다시 쏟아지는 느낌이다.

요즘 나에게 비난이나 비판의 말을 듣기가 괴로운데

감정이 작동을 시작해버렸다.

결국 서로 큰소리가 났고

둘째는 갑자기 울면서 엄마 눈치가 요즘 얼마나 보이는지 아냐고 한다.

엄마가 방에 들어가서 혼자 공부하고 있으면 나 때문이 아닌지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눈물을 엄청 쏟아낸다.




나의 감정을 혼자서 챙겨버린다는 핑계로

방에 들어가서 내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남 눈치 안 보고 내 공간에 있으니 마음도 편했다.

거실에서 공부를 할 때는 간섭이 있으니 너무 괴로웠는데

방에서 혼자서 있는 느낌은 너무 좋았다.

대신 남편이 너무 괴로웠을 것이다.

하나만 좋은 일은 없다.

하나가 희생해야 하나가 좋아진다.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필요했었다.

지금도 필요했고.

아이들에게 도망치듯 살아가는 게 서로 좋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아이에게 좀 더 다가가지 못한 내 상황과 현재를 느꼈다.

아이는 내가 안겨서 엉엉 울었고, 나는 한참을 안아주고 다독여줬다.

그의 생활을 요즘 챙겨주지 못하고 아빠가 대신해준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내가 독립을 해야 하는 건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 건가

조금 무심한 듯 기다려줘야 하는 건가 싶은 순간이었다.

둘째는 조금 더 멘털이 약하고 마음도 약한 편이다.

아이들은 자신을 칭찬해주기를 , 마음 알아주기를 바란다.

좀 더 잘한다고 진심으로 이야기 해주고 ,격려해주기.

화초에도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물을 주면서 잘 자라라고 마음속으로라도 빌어주지 않는가.

하물며 사람인데.......



둘째의 감정이 정리되는 게 나의 감정도 청소되는 느낌이 든다.

소통이란 게 별게 아닌데, 가족이란 이름으로 더 힘든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첫째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

아직도 애처럼 징징대고 있다.

핸드폰과의 전쟁 ,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채... 방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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