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집 사춘기 아이 상태

by writer pen name

사춘기를 넘어서 오춘기 정도 되었으려나... 아님 아직도 현재 진형형인지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학원 다녀와서 밥을 한껏 먹었다.

그녀가 밥을 많이 먹을 때는 기분이 좋거나 그나마 컨디션이 좋아야 한다.

살이 찌는 것도 싫고, 외모도 좋았으면 좋겠고, 공부도 조금 해도 성적 잘 나왔으면 하는 심뽀가 가득한 사춘기 아이. 워낙 실패가 많아서 인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가 길어진 탓인지 의욕 및 의식의 흐름이 뚝뚝 끊겨버리기 다반사다.

친구를 비대면으로라도 만나야 하니 인스타는 해야 하고,

각종 정보를 귀동냥해야 하니 카톡은 해야 한다.

내 존재감을 뽐내려면 인스타 및 비밀 메시지가 난무하는 페북도 해야 한다.

혼자 핸드폰 하나를 들고 있으면서 온라인상에서 그들만의 리그에서 놀다 보면

하루 종일 뭘 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간다.

이젠 개학이란 걸 하고 학년이 고등으로 올라갔다는 것 빼면 뭐 별다른 변화는 잘 모르겠다.



변화라고 하면 내가 더욱더 그의 인생에서 아직도 벗어나길 원한다는 것.

그리고 알아서 깨치길 바라고, 간섭하지 않고 싶다는 것.

30살이 되면 내가 생각하는 아이의 변화가 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생각이 가득하다.



오늘 뉴스를 보니 어떤 사업가가 미생물로 방사능 오염물질 반감기를 줄일 수 있는 미생물을 특허로 만들었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자로 유출로 세슘은 자연 상태에서 30년이 지나야 반감기를 갖지만 자연 추출 미생물을 넣어줬더니 108일로 줄었다고 한다.

(반감기란 방사능 물질이 원래 수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세슘의 경우 30년 지나면 바룸으로 지나 비 방사선 물질로 변한다)

180일도 아니고, 108일.

실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미생물의 생존 본능 때문이란다.

방사선이 있는 환경은 미생물도 싫어해서 어떻게든 빨리 비 방사능 물질로 변하게 효소를 내뿜어 물질을 변화시킨 다는 것이다.

심각한 체르노빌도 100년간 풀 한 포기 못 자란다고 했지만 15년 만에 풀이 자란 이유도 이런 탓이란다.

자연에 쓸모없어 보이고 실제로 있는지도 모를 작은 것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희망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는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해줄 거라는 헛된 희망과 생각들로 잠시 시간을 잊는 것처럼.

하지만 결국 그 악조건에서 미생물은 힘을 발휘한다.



사람도 자기가 갖고 있는 극한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본능이 있다.

누군가는 자기를 놓아두고 방치하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가는 노력을 알게 모르게 한다.

지금 아이의 상황이 방사능이 가득한 방에서 또는 남이 아닌 내가 원해서

매일매일 진한 화장을 하고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불안증세를 보이며

하잘것없는 것들에 매달리고 있는 아이를 본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불안하기도 한가보다.




내 아이도 그런 시간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뭐든 해도 안될 거 같은 상황들이 지난겨울 초입보다는 좋아 보여서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아이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된다며 허접한 대학을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삼더니

실제로 메이크업 필기시험 준비를 하면서 실제 시험을 보려고 하고 자기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보더니

심리학과에 가고 싶다고 생각을 바꿨다.

잘했다고 하고, 네가 그걸 하려면 지금 뭘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새학기 회장선거에 나간다고 선언을 했다.

무조건 해보라고 했다. 군소리 없이.





숙제는 내가 아닌 네가.

인생공부는 같이.

생각은 열심히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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