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500년, 이집트에서는 청년들이 무거운 중량 들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검투사나 레슬링 선수들은 돌이나 통나무를 들어 올리는 중량 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또,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시대에는 힘이 센 장사들이 있었는데 그 장사들은 송아지가 어미소가 될 때까지 어깨에 메고 다니는 훈련을 하여 근육 단련을 했다고 합니다.
아니, 웬 훈련에 대한 이야기에 갑자기 옛날 옛적 은비 까비가 구름 타고 날아가 방망이를 두드리다 은혜 갚은 까치가 온몸을 던져 종을 울려 선비를 깨우는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모두 보디빌딩이라 부르는 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기원전부터 근육 단련을 하고 근육을 성장시킨 이유는 적자생존과도 같은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갑자기 영화 '300'이 생각나네요. 므흣.) 신체적 능력을 높이는 것은 '생명'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이라고 다를까요? 요즘에는 '미'와도 연결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것이 목표라는 것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궁극의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는 끝이 어딘지 몰라 금세 지치기 마련이죠. 너무 당연한 논리.
제가 2015년에 에어로빅 댄스를 등록하러 갔을 때 목표는 '야리야리한 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청순하고 가련한 야리야리한 몸이 목표였는데 유산소 운동이야 말로 내 몸속 지방을 모조리 다 태워줄 것이라 믿었지요.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장골이었는데 에어로빅 댄스로 야리야리함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거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급의 터무니없는 생각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리야리함을 포기하게 되고 포기한 만큼 막살게 되는 게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다 2019년 포기한 삶을 정리하는 의미로 큰 마음을 먹고 헬스 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건강미 넘치는 몸매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오 이 정도는 이룰 수 있어'라고 생각했고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건강미를 외치며 운동을 하는 제 모습을 본 관장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지금 다이어트보다 몸의 균형을 찾는 게 더 시급해 보인다"라고 하셨습니다.
몸의 균형이라.. 뭐가 그렇게 불균형스러운지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알을 낳고 빡빡빡 울어댈 듯 한 암탉 한 마리가 거울 속에 있었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상체 뚱뚱이로 상체는 크고 하체는 부실한 암탉 체형이었죠. 그러고 보니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져 보였습니다. 본디 모든 건축물은 아래를 튼튼하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저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건축물이었죠.
관장님은 "몸의 균형만 잡아도 몸이 훨씬 날씬해 보인다"라고 하셨고 먼저 몸의 균형을 찾는 것부터 목표로 시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상체는 줄이고 하체는 키우는 운동을 집중했지요. (사실 줄이는 것은 잘 되지 않았지만 키우는 운동은 잘 됐습니다.) 상체, 특히 등에 있는 지방을 집중적으로 없애기 위해 등 운동을 집중했습니다. 등은 아령을 이용한 상체 운동 몇 가지와 딥핑, 데드리프트에 집중을 했습니다. 하체는 파워 레그 프레스로 좀 많이 잡은 것 같습니다. 스쾃은 하루 200개 정도 일주일에 3-4번 진행했습니다.
덕분인지 몸무게는 많이 줄지 않았지만 하체가 좀 커지고 등에 근육이 붙기 시작하면서 몸매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관장님도 보시고는 몸의 균형을 많이 찾았다고 하셨습니다. 하체에 힘이 생기니 체력도 좋아지고 지구력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룰루랄라 했지요.
하지만 몸의 균형 잡기를 작게나마 이루고 나니 자신감은 생겼는데 다음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다시 운동 루틴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귀차니즘은 목표가 없는 사람만 골라서 침투하는 병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 만나기를 더 자주 했고 운동가는 것은 뒤로 미뤘습니다. 운동은 깨작깨작하고 먹는 것은 와구와구했습니다. 목표만 설정하지 않은 것뿐인데 그냥 나라 잃은 백성이 되었죠. 그래도 운동하던 버릇이 있어서 정신 차리는 데 길게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 달 정도? (그러고 보니 긴데)
그래서 다시 정신 차리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마음 벌크업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몸 사이즈를 1센티씩만 슬림하게 만들자 싶었죠. 그리고 성공하면 2센티 성공하면 3센티...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몸의 균형은 맞추었으니 이제 전체적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운동을 시작하신다면 먼저 자신의 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시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부터 찾아보세요. 약한 부분은 강화시키고 강한 부분은 유지하기 위해 단련하면서 트레이닝을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눈에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됩니다.
왜냐면 궁극의 목표는 '건강' 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