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는 아들러의 사상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에 아들러 심리학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철학, 심리학……. 책을 드는 순간 부담스러웠지만 대화체라 처음부터 술술 읽혔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플라톤이 ‘대화편’이란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년이 철학자의 플라톤이 되어 대화식으로 풀어나갔으며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려운 부분은 청년이 따지듯이 되물으며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더러 있다. 이해되는 부분만 이해했고 맘에 드는 부분만 받아들였다. 어찌됐든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살면서 고민해오고 시달려 왔던 일들이 한꺼번에 싹 물러 가버린 느낌이다. 머릿속에 박혀 있던 관념들을 거꾸로 확 뒤집어 놓으니 ‘인생……. 삶’이 굉장히 쉬워진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지금, 여기’ 춤을 추듯 살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타인의 과제’를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면 맘은 굉장히 편해진다. 사는 일이 단순해진다.
‘지금, 여기’ 춤을 추듯 살면 된다.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고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지금 현재를 열심히 하면 된다. 춤을 추거나 여행하는 것처럼. 머릿속이 편해진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할 필요는 없다. ‘미움 받을 용기’가 있어야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선’이 아니라 ‘점’과 같은 찰나가 쭉 이어질 뿐이다. 지금, 현재의 순간에 네게 주어진 ‘인생의 과제’에 춤추듯 즐겁게 몰두해야 한다. 그래야 ‘내 인생’을 살 수 있다.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아들러식 목적론은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트라우마적 경험이 현재의 내 삶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으며, 현재의 복잡한 문제를 트라우마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 아들러식 ‘목적론’은 현재의 일을 과거의 트라우마 탓으로 돌리는 프로이드식 ‘원인론’을 완전히 뒤집는다. 즉, 과거의 어떠한 일 때문에 지금의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지금 현재를 살아야한다.
두 번째 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이 세계에 인간관계가 사라진다면 온갖 고민도 사라진다. 타인과 비교하기 때문에 열등감이 생기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기 때문에 축복하지 못한다.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준단 말인가?”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생각하며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과제의 분리’로 이해할 수 있다. 자녀의 공부를 예로 들어보자. 자녀의 공부는 자녀의 과제이다. 공부는 자녀의 과제라고 공부하든 안하든 방치하라는 게 아니다.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공부가 본인의 과제라는 것을 알린다. 공부는 아이의 과제이므로 함부로 침범하지 말고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얘기다.
‘말을 물가에 데려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아이의 인생이 부모의 인생이 아니며,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 나를 싫어하느냐 마느냐는 타인의 과제일 뿐이다.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도 필요하다.
네 번째의 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공동체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소속감을 갖고 싶어 한다. 소속감은 공동체에 공헌해야 얻을 수 있다.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공동체에 공헌하는 길이다. 그럼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 ‘과제의 분리’가 어떻게 원만한 인간관계를 쌓게 하고 공동체 감각에 이르게 할까?
‘수평관계’의 개념을 이해하면 된다. 남을 칭찬하는 일은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 없는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 즉 인간관계를 수직관계로 만드는 일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온갖 ‘수직관계’를 반대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수평관계‘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아이에게 ‘공부해’라고 명령하는 것은 남의 일에 불쑥 끼어들어 조종하는 것이다. 상대를 자신보다 아래라고 보고 개입을 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수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부하는 것은 아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즉 강제하지 않고 과제를 분리한 상태에서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수평관계에 근거한 지원을 ‘용기부여’라고 한다.
다섯 번째 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춤을 추듯 살라.’ 인생이란 찰나의 연속이다. 인생은 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점의 연속이다. 성공한 사람들, 길 위에 있는 인생이 아니라 항상 ‘지금, 여기’를 살았던 것이다. 순간순간 앞에 닥친 일을 성실하게 하다 보니 어느 목표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춤추고 진지하게 사는 것이다. 과거도 보지 말고 미래도 보지 말자. 누구와 경쟁할 필요도 없고 목적지도 필요 없다. 춤추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