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찍고 다니는 여행 이제 그만(1)
파리의 거리를 목적없이 천천히 걸어보고 싶었다. 무언가를 보기위해 바쁘게 찾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남들과 같은 곳을 가더라도 남과 다른 파리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파리 드골 공항에 혼자서 도착했다. 혼자 파리에서 어슬렁거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벅찼다. 다행히 파리에 사는 친구집에서 묵을 예정이어서 그다지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1992년 밤열차를 타고 로마에서 파리로 가는길, 설레어서 잠을 전혀 오지 않았다. 대학교 때 불어 공부를 하면서 꿈꾸었던 파리, 그 유명한 파리를 드디어 가는 거였다. 따가운 눈으로 이른 아침 파리동역에 도착해서 본 파리의 모습은 예상했던대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책에서만 보고 말로만 듣던 장소가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놀랐다.
파리에서의 2박3일의 여행은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다. 찍고, 찍고......
정신 없이 발로 살짝 찍고 다니기에 바빴다. 파리를 다녀오지 않은 것보다 더 감질났고, 아쉬운 마음뿐이었다.
2007년 아이들과 함께 나의 두번째 파리 여행을 했다. 그때에도 너무 정신없이 다녔고 거의 새로운 곳은 가지 못했다.
드디어... 혼자 파리에 있다.
파리의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에 해가 저물고 있다. 하루종일 천천히 파리를 걷고 하루의 마지막에 온 곳이다.
파리는 개선문( Arc de triomphe de l'Etoile)을 중심으로 18개 방향으로 별(l'Etoile) 처럼 길이 뻗어있다.
1806년 나폴레옹에 의해 기공되어 그의 사후 준공된 세계 최대의 개선문이다. 프랑스 역사의 영광의 상징으로 높이는 50m이다. 개선문 아래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다.
샹젤리제 거리이다. 서쪽의 샤를 드골 광장 에투알 개선문에서 동쪽의 콩코르드 광장 오벨리스크까지 2km 뻗어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성공한 패션 브랜드, forever21도 샹젤리제 거리에 있다고 한다. 샹젤리제 거리에는 각종 부띠크,레스토랑,카페가 줄지어 있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셨다.
혼자 샹젤리제를 보며 마시는 커피맛은......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샹젤리제에 있는 루이뷔똥 매장이다. 름늠하고 멋있게 서있다. 당연히 1층부터 자세히 잘 훝어 보았다.
근데 가격과 유명세에 비해 물건들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혼자 있을 때 하나 질러 볼려고 자세히 보니 디자인이 하나 맘에 드는게 있었지만 일단 찍어 놓고 나왔다.
가족들과 같이 다닐 때는 쇼핑하기는 참 어렵다. 혼자 다니니 힘들다, 배고프다, 뭐사려고 하는냐고 묻는 사람이 없어 너무 편했다. 머무르고 싶은 곳에 맘껏 머물 수 있으니 자유로웠다. 갔던 곳 또 가더라도 불만트트리는 사람이 없어 좋았다.
그전 2번의 파리 방문때에 샹젤리제 거리를 제대로 걸어보지 못했다. 심지어 처음 파리여행 때는 개선문까지 갔지만 상젤리제 거리를 보지도 못했다. 어린 두 아들때문에......
그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그걸 여행이 아니고 고행이라고 하던가!
뛰를리 공원(Jardin des Tuileries),동그란 호수에서 관광객들이 한가하게 오후의 햇빛을 즐기고 있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다리의 피로도 풀고 음악도 들었다. 이세상이 다 내것 같았다.
혼자여서 인지 어떤 외국인이 차를 마시자고 했다. 못알아 들은 척하고 얼른 그자리를 떠났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외국인과 차 한잔 하며 대화를 나눴으면 어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콩고드 광장에 도착 드디어 중요한 일을 착수해야 했다. 참을만큼 참았다. 드디어 그곳에 화장실이 있고 금액은 0.40유로이다. 그때 환률로 400원정도이다. 유럽여행은 화장실 가는게 불편하다. 많은 곳에 있지도 않을 뿐더러 비싸기도 하다. 패스트푸드 점에 가더라도 사람이 지키며 영수증 확인을 하든지, 영수증 번호를 문에서 찍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화장실도 저축하듯 간다. 무료 화장실이 보이면 무조건 가두는 게 좋다.
콩고드 광장은 가브리엘에 의해 디자인되어 1748년 공사를 시작해 1763년 완공되었다. 처음에는 루이 15세 광장이라고 불려졌었지만 프랑스 대 혁명때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비롯 1343명이 여기에서 처형되었다.
루브르 박물관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전 2번 관람으로 만족한다.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국립박물관으로 원래 왕궁이었는데 나폴레옹 일세가 박물관으로 개장하였다.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품과 중세에서 현대에서 이르는 회화, 조각 따위의 다양한 에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이 너무 넓어서 안내장에는 추천 코스가 있다. 유명하고 인기좋은 작품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다.
그중 가장 인기 좋은 곳이 당연히 .모나리자'이다. 보존을 위해 사진을 찍어서도 안되고, 줄을 서서 차레대로 잠깐만 봐야한다. 박물관 건물과 유리 피라미드는 여전히 멋있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 차가 주차되어 있는게 안타깝다. 멋있는 건물앞에......
오페라 하우스(OPERA de Paris-Garnier)는 건물 자체가 멋진 예술작품이다. 오페라와 발레의 전당으로 무대는 한꺼번에 450명이 등장할 수 있는 크기를 가진 초대형 극장이다. 내부에는 오페라 박물관, 도서관이 있다.파리 오페라 하우스는 1910년에 발표된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이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소설의 배경이 된 파리 오페라 하우스는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하는 파리의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하루의 여행코스를 거꾸로 작성하였다.
아무래도 개선문이 파리의 으뜸 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리의 가보지 않은 곳을 걸어볼 생각으로 Marais지구에 갔다. 파리는 어느 곳이나 다 볼거리지만 마레지구는 소문보다 별로였다.
저녁에 또 다른 즐거움이 시작된다. 집에 돌아오니 친구가 마련해 놓은 음식이 먹음직스럽다.
샴페인이 담긴 크리스탈잔 부딪히는 맑은 소리를 들으며 프랑스 요리를 먹었다. 그녀의 남편는 기타를 치며 샹송을 불렀다. 어떤날은 내가 그들을 위해 한국음식 요리했다. 잡채, 불고기등.
혼자 파리를 정말 천천히 걸어 다녔고, 혼자 점심 사먹고 shop들도 여유있게 구경했다.
다리만 허락한다면 파리를 전부 걸어서 여행해도 모두 볼거리다. 지하철을 타도 가고 싶은 곳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파리를 볼 수 있다. 개선문, 샹젤리제거리, 튀를리 공원, 콩고드 광장, 오페라, 루브르 박물관은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다. 여행이란 어디를 여행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한 것 같다.
같은 파리 시내가 쫓기듯이 다닐 때와 혼자 여유있게 다닐때와 느낌이 참 많이 달랐다.
프랑스의 보물, 파리가 내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의 낭만적이 파리 여행은 계속된다.
*파리 개선문 가기
지하철 Charles de Gaulle Etolle역(1호선, 2호선, 6호선, RER A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