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걷기 중독에 빠져가는 중

제주 한달살기 9일차

by 여행작가 히랑

제주, 걷기 중독에 빠져가는 중

제주 한달살기 9일차


어느 곳을 갈 때 기다리는 사람이나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번 제주에 내려올 때도 그랬다. 4년 전에 제주에 와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언니 같은 친한 작가가 있어서 낯설지가 않고 포근했다. 최근에 책을 출간해 북토크를 한다고 했다. 반가웠다. 제주에 온 지 1주일이 넘었고 매일 15,000km 이상 걸어서 지쳐가고 있었다. 잠시 '멈춤'이 필요했다.

오래간만에 트레킹복이 아닌 실크 원피스를 입고 북토크 장소에 갔다. 서점과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곳이었는데 서점은 1달에 한번 여는 곳이라 했다. 참석자 거의 그 작가에게 글쓰기를 제자들이었다. 대부분 글쓰기 수강 후 책도 내고, 100일 글쓰기도 하고, 책 필사를 하며 글쓰기에 열심인 사람들이다. 글쓰기 지도만 하는 게 아니라 언니처럼 엄마처럼 인생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는 듯했다. 제주에서 글쓰기 지도로 꽤 인기가 있고 수강하려면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에 온 지 4년이 되어가는데 완전 자리 잡아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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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간한 책 내용에 나의 이야기와 내가 출간한 책 '꿈꾸는 자들의 도시 뉴욕을 그리다'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앞에 나가 작가와의 인연과 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북토크 끝나고 떡과 과일, 커피를 마시며 더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북토크 끝나고 바로 옆에 갑선이 오름이 있어서 올랐다. 나무가 무성해서 어둡고, 아무도 없어서 서둘러 올라갔다 내려왔다. 제주도는 확실히 걸을 숲길이 많고 관리가 잘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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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해가 아직 남아 있으면 어디든 걷는다. 어둡지 않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곳이 오름이다. 백약이 오름에 갔다. 높이는 356.9m이며 100가지 약초가 자생하고 있어서 백약이 오름이라 불린다고 한다. 입구에 공사 중이고 풀이 무성해 올라가도 되나 망설였는데 어느 한 팀이 오르기 시작했다. 오름은 올라가는 모습, 정상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따라 오르는 경우도 많다. 덩달아 함께 오르다 보니 많은 사람이 뒤따라 올라왔다.

IMG_9374.JPG 백약이 오름 오르는 길


IMG_9382.JPG 백약이 오름에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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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이 대체로 완만해서 숨차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분화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성산일출봉, 우도, 용눈이오름, 다랑쉬 오름 등이 다 보이고 구름이 없다면 한라산도 보인다. 길에서 15분 정도 올랐을 뿐인데 제주 명물들을 다 볼 수가 있다. 분화구 둘레는 1km 정도인데 오솔길에 풀이 무성해서 돌지 않았다. 백약이 오름에 올라 분화구까지 도는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360도 돌아가며 볼 수 있는 독특하고 멋진 제주의 풍광은 볼 때마다 시원하고 멋지다. 어떤 오름을 올라도 모두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늘 만족스럽다. '멈춤'이 필요했는데 적당히 걸어주니 몸이 더 개운했다. 벌써 걷기 중독이 된 건가.

#갑선이 오름, #백약이 오름, #꿈꾸는 자들의 도시 뉴욕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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